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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하버드대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버드 동문인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이 하버드 졸업식 연설에서 권력과 엘리트주의, 분노의 시대를 유머로 꼬집었습니다.
오브라이언은 현지시간 28일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아마 이 기관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연방정부가 우리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일 것"이라며 "많은 분들은 제가 오늘 하버드를 변호하러 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분들은 틀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역시 하버드를 고소할 것"이라며 신입생 시절 기숙사의 "무쇠 같은 2층 침대" 등 하찮은 이유로 들며 풍자했는데요. 이어 "내 청구가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들보다 훨씬 더 타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유대주의 대응 미흡과 유학생 정책 등을 이유로 하버드를 상대로 소송과 재정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을 정면으로 풍자한 겁니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1월 옥스퍼드 유니언 강연에서도 정치 풍자와 코미디의 본질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는 당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으니 코미디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그저 '트럼프 엿 먹어라'라고 소리치는 것은 상대가 깔아놓은 판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하버드 연설에서 오브라이언의 발언들은 자신이 가진 이 시대의 '코미디의 역할'에 대한 정수를 보여줬다고 평가됩니다. 오브라이언은 현 행정부의 유학생 비판을 겨냥하며 "현 행정부는 하버드가 외국인 학생을 너무 많이 입학시킨다고 느낀다", "따지고 보면 외국인들이 미국 문화에 보태준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는데요. 이어 "음악, 문학, 미술, 요리, 패션, 건축, 춤, 과학적 돌파구, 도덕 규범과 윤리적 신념의 핵심을 제외하면 말"이라고 덧붙여 졸업식장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습니다.
비슷한 시각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 250달러 지폐에 넣는 방안을 두고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CNN 기자가 "사람들이 휘발유와 식료품 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 얼굴을 250달러 지폐에 넣는 게 정치적으로 좋은 생각이냐"고 묻자,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250주년 기념행사와 지폐 문제는 구분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 지폐에 당시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가는 데 부적절한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언은 연설 후반부에서 미국 사회를 향해 더 직접적인 메시지도 던졌습니다. 그는 "우리는 극단적 나르시시즘 시대를 살고 있다”며 “워싱턴의 현 지도부는 공감을 약점으로 여기고, 우리 나라가 최고이며 홀로 우뚝 서 있다고 믿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버드 졸업 축사에서 직접적인 분노 없이도 권력을 정확히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코난 오브라이언의 연설을 트럼프 NOW에서 정리했습니다.
(구성 : 진상명, 영상편집 : 안준혁,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