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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철거 현장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구조물을 받쳐줄 지지대 같은 안전장치지만, 사고 한 달 전부터 없었던 사실을, 어제(27일) 저희가 단독으로 확보한 현장 영상을 통해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철거 작업 설계 단계 때부터 지지대 설치를 고려하지 않았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임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초 차량들이 아래로 쉴 새 없이 지나다니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임시 구조물인 공중 비계에서 노동자들이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장을 떠받치는 지지대는 보이지 않습니다.
붕괴 사고 이후 해당 영상과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기본 안전장치인 지지대조차 없었던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애초에 철거 작업을 설계할 때부터 지지대 설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황까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SBS가 지난해 4월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온 서울시의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물량내역서를 분석해 보니 낙하물 방지 비계, 안전펜스, 방호벽 등에 대한 내역은 있었지만, 지지대로 쓰이는 지주나 버팀대 내역은 없었습니다.
물량내역서는 단순한 구매 목록이 아니라, 공사에 들어가는 노동력과 장비 등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단위별로 쪼개 정량화한 문서라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서울시가 지지대를 쓰지 않는 방식으로 철거 작업을 설계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명기/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설계 단계에서 이런 위험성을 도출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면에도 그 내용이 안 들어갔고 물량도 갖다가 0으로 아마 했을 거예요.]
서울시는 앞서 설계 당시 철거 작업이 진행되더라도 상판을 떠받치는 '거더'가 무너지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공학적 계산 등을 통해 별도의 지지대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3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친 이번 사고에서 지지대 등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점은 경찰 수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서울시로부터 안전관리 계획서 등을 제출받아 철거 작업 설계부터 실제 철거까지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권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