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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터진 35도 폭염, 영국·프랑스 강타… "기후위기의 지문, 예상보다 더 빨리 왔다" [스프]

심영구 기자

입력 : 2026.05.28 09:00|수정 : 2026.05.28 09:00


⚡ 스프 핵심요약

영국 런던 35.1℃, 프랑스 일부 지역 36℃를 기록하며 100년 넘게 유지되던 5월 역대 최고 기온을 이틀 연속 경신했습니다.

북아프리카발 '히트 돔' 영향으로 프랑스에서 7명, 영국에서 10대 4명이 익사 및 열사병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유럽은 지구 평균보다 2배 빠르게 온난화 중이며, 전문가들은 탄소 순제로(Net-Zero)를 달성하기 전까지 극한 기후가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될 것이라 경고합니다.

01. "5월이 아니라 한여름이다" 이틀 연속 기록 경신의 충격

영국 런던의 큐 가든에서 현지 시간 5월 26일, 기온이 섭씨 35.1도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전인 25일에 세운 34.8도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운 겁니다. 1922년 기록된 5월 최고 기온 32.8도(1944년 동률)가 100년 넘게 유지되다 불과 이틀 만에 두 차례나 경신된 겁니다. 영국 기상청은 "한여름에도 예외적인 수준인데, 5월에 이런 기온이라니 절대적으로 놀랍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 평균 기온이 24.4도를 기록하며 월요일에 이어 또 한 번 역대 5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일부 지역에선 3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러한 기습 폭염의 주원인은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 장막에 갇히는 이른바 '히트 돔(Heat Dome)'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후과학자 크리스토프 카수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1979년부터 2025년까지의 기후 기준으로 볼 때 이런 일은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화 이전 시대라면 사실상 불가능했을 현상이라는 겁니다.

02. "폭염이 목숨을 앗아갔다" 프랑스 7명·영국 4명 사망

프랑스 정부 대변인 모드 브레종은 "현재까지 최소 7명이 폭염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5명은 익사였습니다. 더위를 피해 강과 호수, 해변으로 몰려든 사람들이 안전 요원도 배치되지 않은 곳에서 물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리옹에서는 한 여성이 피트니스 대회 중 열사병으로 숨졌고, 파리에서는 53세 남성이 10km 달리기 대회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영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은행 휴일(Bank Holiday) 연휴 동안 10대 4명이 물놀이 중 숨졌습니다. 13세 소년은 웨스트요크셔의 저수지에서, 또 다른 10대는 워릭셔의 킹스버리 워터파크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영국 기상청은 "남동부 잉글랜드의 해수 온도가 약 14도 수준으로 매우 차갑다"며 지도를 통해 보여줬고, 영국 왕립 인명구조협회는 "따뜻한 날씨에 익사 사고가 증가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급작스러운 냉수 쇼크(cold shock)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는 겁니다. 영국 웨일스의 상수도 회사 웨일스워터도 "저수지는 겉보기엔 잔잔해 보여도 수심이 깊고, 급경사 제방과 강한 수류, 수중 기계 등 숨겨진 위험이 많다"며 무단 수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03. "유럽은 지구보다 두 배 빠르게 뜨거워진다" 기후위기의 가속 페달

유럽연합(EU)의 기후 관측 서비스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30년간 10년마다 0.56도씩 기온이 올랐습니다. 이는 전 지구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속도입니다. 특히 대서양 해수면 온도의 상승과 대기 순환의 변화가 유럽 대륙을 온난화의 '핫스팟'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프리데리케 오토 교수는 "이번 기록적 폭염엔 기후변화의 지문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며 "35도가 영국 한여름에도 예외적인데, 봄에 이런 기온이라니 절대적으로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기후는 우리가 자라난 기후가 아니며, 건물과 인프라(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유럽의 주택 구조 및 열차 선로 등)는 다가올 미래에 전혀 대비되지 않았다"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기상청의 리처드 베츠 교수도 "33년간 기후 과학자로 일하며 우리가 경고했던 일들이 정확히 일어나고 있다"며 "다만 이 기록들은 우리 예상보다 더 극단적이고, 더 빨리 왔다"고 인정했습니다. 현재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4도 상승했지만, 현 정부 정책 기준으로는 금세기 말까지 3도 가까이 오를 전망입니다. 베츠 교수는 "전 지구 탄소 배출을 순제로(net zero)로 줄이기 전까지, 지구는 계속 뜨거워지고 기록은 계속 깨질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영국은 이미 2022년 7월 40.3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5월에도 35도를 넘겼습니다. 기후 과학자들은 "6월 폭염은 산업화 이전보다 10배 더 자주 발생하고, 같은 패턴이 5월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프랑스 기후연구자 로베르 보타르는 "폭염 시즌이 연장되는 건 기후변화의 전형적 특징"이라며 "결국 우리는 4월과 10월에도 비슷한 폭염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유럽의 전례 없는 5월 폭염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 급증과 농작물 생산량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 시장도 유럽발 '기후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지금 유럽 전역에서 기록을 갈아치우며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Deep Dive Q&A
Q1. 왜 유독 유럽이 전 지구 평균보다 2배나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나요?

A1. EU 코페르니쿠스 기후 관측 서비스에 따르면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대륙입니다. 고위도 지역일수록 얼음과 눈이 녹아 태양광을 더 많이 흡수하는 '북극 증폭' 현상의 영향을 받는 데다, 최근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대륙으로 뜨거운 공기가 자주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형학적으로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기류가 '히트 돔'을 형성하기 쉬운 구조적 특성도 작용합니다.

Q2. 봄철(5월) 폭염이 한여름 폭염보다 인명 피해나 사회적 리스크 측면에서 더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2. 신체가 고온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순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한 폭염을 맞닥뜨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국의 익사 사고처럼, 대기 온도는 35도에 육박하지만 해수나 저수지 온도는 여전히 14도 안팎으로 차가워 물에 뛰어들었을 때 심장마비나 냉수 쇼크(Cold Shock)를 일으킬 위험이 매우 큽니다. 또한 유럽 인프라(주택, 철도 등)는 겨울철 난방에 최적화되어 있어, 봄철 급습한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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