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Z세대 온라인 단체의 웹페이지
인도에서 최근 출범한 Z세대 온라인 단체가 실업 등 Z세대 고민을 담아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른바 '바퀴벌레국민당'(CJP)이라는 단체는 수리야 칸트 대법원장이 실업 상태의 젊은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발언이 알려진 다음 달인 지난 16일 출범했습니다.
칸트 대법원장은 나중에 가짜 학위를 가진 "기생충 같은" 이들을 바퀴벌레들이라고 지칭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의 주장과는 달리 흘러갔고, 그의 발언을 빗대 이름 붙인 CJP가 등장했습니다.
CJP는 인도 Z세대(1995∼2007년생)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출범 5일 만에 자칭 세계 최대 정당이라는 인도 연방의회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의 위세를 온라인상에선 이미 꺾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CJP 팔로워는 1천800만 명을 넘어 880만여 명인 BJP를 가볍게 눌렀습니다.
로고가 휴대전화 위에 있는 바퀴벌레 윤곽인 CJP는 "게으르고 일자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라고 규정합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에선 정치, 인플레이션, 실업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목소리가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CJP 창립자인 아비지트 딥케(30)는 로이터에 대법원장 발언 때문에 단체 이름을 CJP로 지었다면서 "이것은 인도의 정치적 담론을 바꾸려는 하나의 운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가이자 미국 보스턴대 학생인 딥케는 "인도 젊은이들은 대부분 주류 정치 담론에서 배제돼 있다"며 "어느 누구도 우리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우리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이거나 우리 존재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도 Z세대의 들끓는 불안은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 딜로이트 글로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인도 Z세대가 일자리 부족과 낮은 임금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면서 응답자 상당수가 주택마련의 어려움과 재정 불안을 토로했다고 전했습니다.
딥케는 다만 반정부 시위를 벌여 정부를 축출한 인접국 방글라데시 및 네팔의 Z세대와 인도 Z세대를 비교하려는 시도에는 반대하며 Z세대 정당을 창당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그는 "그것(Z세대 움직임)은 커다란 정치 운동으로 변해 인도의 정치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우리는 무엇을 하든 헌법이 허용하는 권리 안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CJP 회원으로 가입했다는 인도 북부도시 러크나우 시민 시다르트 카나우쟈(26)는 로이터에 "이 나라에선 아무도 젊은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CJP를 정말로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지지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딥케가 야당 보통사람당(AAP)의 당원이었음을 들어 이번 움직임도 야권과 연계한 온라인 정치 술수라고 깎아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인기를 빨리 얻은 만큼 빨리 잃을 것이라며 이번 움직임은 풀뿌리 운동이라기보다는 디지털 캠페인이라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