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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20년 만에 베네수엘라 복귀 추진…유가 안정 카드 되나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05.22 13:52|수정 : 2026.05.22 13:52


▲ 엑손모빌 정유시설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이 약 20년 만에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에 복귀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 21일 보도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새로운 공급 다변화 카드로 부상하는 형국입니다.

NYT에 따르면 이 거래는 이달 중 최종 타결·발표될 수 있으며, 베네수엘라 여러 지역의 최대 6개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엑손모빌 직원들이 지난달 카라카스를 직접 방문해 유전을 현장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엑손모빌은 1940년대부터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해왔으나 2007년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의 석유산업 국유화 조치로 사실상 추방됐습니다.

대부분의 외국 기업이 협상을 선택한 것과 달리 엑손모빌은 이를 거부하고 국제 법정 소송을 택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 소송에서 패소했으나 엑손모빌에 아직 약 10억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불과 올해 1월만 해도 다렌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그곳에서 두 번이나 자산을 압류당했다. 세 번째 재진입에는 상당히 큰 변화가 필요하다"며 베네수엘라를 '투자 부적합' 국가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달 초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해 "투자와 수익 전망이 유망해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태도 변화의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대체 생산지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데다, 지난달 경쟁사 셰브런이 베네수엘라 최대 유전의 대규모 확장을 발표하며 엑손모빌을 전략적으로 압박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쌓은 초중질유 생산 경험도 베네수엘라 원유와 성질이 유사해 기술적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엑손모빌 협상단은 최근 수주간 점진적 거래보다 대규모 진출을 우선시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 측도 엑손모빌 유치를 트럼프 행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한 핵심 카드로 삼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재개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발 공급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생산이 본격화할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로드리게스 행정부가 새로운 원유 생산 계약 유형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만큼 실제 생산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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