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스페이스X IPO 뜯어보니…적자·계열사 거래·지배구조 논란

조제행 기자

입력 : 2026.05.21 16:32|수정 : 2026.05.21 16:32


▲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세계 최초의 조(兆)만장자(트릴리어네어)를 탄생시킬 것으로 예고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신청서가 공개되자 화려한 외형 뒤에 가려진 취약한 재무 구조와 지배구조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분석 보도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초기 기업가치는 1조 5천억 달러(약 2천246조 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자설명서에는 공모가나 초기 기업가치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설명서에서 드러난 재무 현황은 미국 주요 대형 상장기업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부진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187억 달러(약 28조 원)의 매출에 49억 달러(약 7조 3천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매출 47억 달러(약 7조 원)에 손실이 43억 달러(약 6조 4천억 원)로 급증했습니다.

분기 매출과 맞먹는 손실이 나고 있는 셈입니다.

주범은 AI 스타트업 xAI와의 2월 합병입니다.

xAI가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현금을 쏟아부으면서 지난해 설비투자만 127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했습니다.

전체 설비투자액 207억 달러(약 31조 원)의 60%를 xAI가 소진한 것입니다.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지난해 114억 달러(약 17조 원)의 매출로 효자 역할을 하고 있으나 우주 발사 사업은 41억 달러(약 6조 1천억 원)의 매출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투자설명서에서 주목할 대목은 앤트로픽과의 대규모 컴퓨팅 임대 계약입니다.

xAI의 그록(Grok)과 경쟁 관계인 앤트로픽의 클로드에 월 12억 5천만 달러(약 1조 8천700억 원)에 두 곳의 대형 데이터센터 컴퓨팅 용량을 2029년 5월까지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현금 창출이 시급한 스페이스X의 재무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투자설명서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계열사 간 거래 규모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메가팩 에너지저장장치 5억 600만 달러(약 7천570억 원)와 사이버트럭 1억 3천100만 달러(약 1천961억 원)어치를 구매했습니다.

xAI도 2024년 초부터 2026년 2월까지 테슬라에 7억 3천100만 달러(약 1조 940억 원)를 지급했습니다.

투자설명서에서 테슬라는 무려 87차례나 언급됐습니다.

머스크의 보수 구조도 화제입니다.

연봉은 5만 4천 달러(약 8천100만 원)에 불과하지만, 화성에 영구 식민지를 건설하고 기업가치를 7조 5천억 달러로 키우면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갖는 클래스B 주식 10억 주를 받는 천문학적 주식 보상 패키지가 마련돼 있습니다.

앞서 테슬라 주주들도 머스크에게 목표 달성 시 최대 1조 달러(약 1천497조 원) 상당의 별도 보수 패키지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머스크는 클래스B 초과의결권 주식을 통해 전체 의결권의 85%를 장악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그를 CEO 자리에서 몰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사회도 머스크가 의장을 맡고 이사 선임권까지 쥔 8인 체제로 스페이스X 귀네 쇼트웰 사장 등 머스크 측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배주주 회사로서 이사 과반수를 독립 이사로 구성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으나 독립 이사로 분류된 인사들도 대부분 머스크 계열사 투자자 출신이어서 독립성 논란이 예상됩니다.

또 미국 연방정부 기관들의 지출이 지난해 스페이스X 매출의 약 20%를 차지했습니다.

나사(NASA)·국방부·정보기관이 주요 고객이며, 우주 기반 정보 수집 전문 정보기관인 국가정찰국(NRO)과는 기밀 위성 네트워크를 개발해왔습니다.

머스크와 주요 투자자들은 상장 후 366일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습니다.

다른 상장 전 투자자들에게는 180일 보호예수가 적용되지만 첫 분기 실적 발표 후 조기 해제 조항을 통해 최대 20%를 먼저 매도할 수 있어, 상장 초기 대규모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압력이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사진=A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