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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매년 '1천억 원' 버리더니 '대반전'…'800억' 대박 낸 기막힌 아이디어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입력 : 2026.05.21 17:54|수정 : 2026.05.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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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원전 보조에서 재생 유연성 자원으로..역할 커진 양수발전
05:40 배터리ESS VS 양수발전
06:47 양수발전, 앞으로는?

안녕하세요, SBS 기후환경전문기자 장세만입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안이 길어지면서 우리 정부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죠.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 때문에 난리가 났잖아요? 사실 뭐 저도 잠이 잘 안 올 정도로…. 사실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제로 우리가 석유나 가스, 유연탄 같은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용이 연간 200조 원이 넘습니다. 이에 비해서 태양이나 바람을 활용하는 재생에너지는 순수 국산인 데다가 연료비도 들지 않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최대한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끌어올리는 게 요즘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에너지 안보 위협이 가중되는 시점에서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전략입니다. 그런데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의 경우 근본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서 발전량이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오늘은 이 같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할 방안의 하나로 양수발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원전 보조에서 재생 유연성 자원으로..역할 커진 양수발전
양수발전보다 좀 더 친숙한 개념이 일반적인 수력발전입니다. 댐 하나로 이루어져 있고요. 댐물을 방류할 때 나오는 힘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죠. 양수발전은 댐이 위아래로 2개로 만들어져 있고요. 하부댐에 고인 물을 다시 펌프로 상부댐까지 끌어올린 뒤에 이걸 방류하면서 발전을 하고 이걸 반복하는 식입니다. 애초에 양수발전이 도입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발전을 보완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원전의 특성상 24시간 쉬지 않고 동일한 출력이 유지되다 보니 심야에는 전기가 남아돌게 되고요. 이 때문에 이렇게 남아도는 심야의 원전이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서 밤사이에 물을 끌어올린 뒤 전기가 모자란 낮 시간대에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공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양수발전의 발전 효율은 한 80% 정도라고 말을 합니다. 물을 끌어올리는 데 드는 전기가 100이라면 이걸 방류시켜서 얻는 전기 생산이 80이란 겁니다. 어떠세요? 약간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까 생각보다 양수 발전량이 많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용률이라는 개념으로 보면은요. 그러니까 발전 설비 규모에 비해서 실제 발전한 양을 비율로 따져보면 8%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상시적인 발전 수단이라기보다는 전력 사용이 갑자기 늘어날 때를 대비하는 비상 대기조의 역할에 그쳤다는 겁니다. 그런데 10년 전쯤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태양광 발전량이 매년 크게 늘기 시작했고요. 특히 이번 달 초의 경우에는 지난 5월 1일이었습니다. 낮 12시 무렵 전국 전력 총수요하고 비교했을 때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가 50.1%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발전량의 절반을 태양광이 떠맡았다 이런 얘기입니다. 엄청난 규모죠. 총수요로 쳤을 때 57.7기가와트, 이 가운데 29기가와트를 태양광이 막았다 이런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반갑기만 한 건 아닙니다. 전력망을 운영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엄청난 변수가 생긴 겁니다. 왜냐하면, 날씨에 따라서 생산량이 들쭉날쭉해질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양수발전이 역할이 새롭게 생기는 겁니다. 댐물로 만든 천연의 ESS배터리의 역할 같은 거죠. 전력사용의 피크기, 주로 여름에 한낮, 그 다음에 겨울철의 난방 최대 사용 시기를 빼면 지금 일반적인 시기에 낮 시간대 전기가 남아도는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전기를 활용해서 양수 댐 물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요. 이로 인해서 그전에는 하루 8시간, 심야 시간대에만 주로 이루어졌던 양수 기동이 16시간까지 오후 늦게까지 2배로 늘어나게 된 겁니다. 그리고 나서 전기가 모자란 시간대인 저녁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전을 하게 됐고요. 과거에 원전 보완용으로 썼을 때는 지난 2021년까지 이용률이 8%, 9%에 불과했는데 낮에도 양수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용률이 12% 가까이 늘었습니다. 발전량으로 치면 20% 가량 전기 생산량이 늘어난 겁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경북에 있는 예천 양수 발전소는 지난해 이용률이 14%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박병조/예천양수발전소장 :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기저 부하를 이용하던 그 패턴에서 벗어나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커버해 주는 그런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

이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용률이 늘면서 수지 타산이 맞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양수발전의 고질적인 문제는요. 건설하는 데 엄청난 돈이 든다는 거죠. 특히 댐을 위아래로 두 개나 지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큰돈을 들였는데 상시 발전원으로 쓰지 못하고 비상 대기조 역할만 하다 보니 이용률이 떨어져서 만년 적자 구조를 면치 못했습니다. 2021년 이전까지 매년 1천억 원대 적자를 봐야 했습니다. 그러던 게 발전량이 늘면서 흑자로 바뀌기 시작했고요, 지난해 800억 원이 넘는 흑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흑자전환에는 이용률 상승뿐만이 아니라 한전에서 전기를 사줄 때 요금을 정산해 주는 방식이 개선된 점도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2. 배터리ESS VS 양수발전
그럼에도 여전히 양수발전의 경제성을 지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이번에 취재하면서 확인한 자료를 하나 알려드리면요. 지난해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배터리ESS와 양수발전의 저장비용, 전문적으로는 LCOS라고 합니다 이걸 비교 분석한 자료가 나왔는데요. 1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저장하는데 드는 비용이 우리나라 배터리사들이 강점을 지닌 NCM 배터리의 경우는 356원 정도 하고요. 중국이 잘하는 LFP 배터리의 경우는 218원이 듭니다. 여기에 비해서 양수발전의 경우 172원이 드는 걸로 계산이 됐습니다. 에너지 저장 기준 시간이 양자간에 약간 다른 측면은 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요. 재생에너지 활성화 시대를 맞아서 갈수록 커지는 전력의 불안정성을 막기 위해서는 저장장치의 확보가 큰 숙제라는 점이고 이 과정에서 배터리ESS는 물론 양수발전도 전력저장원의 하나로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라는 점입니다.

3. 양수발전, 앞으로는?
양수발전 확대의 주요 걸림돌은요. 주민 수용성 문제와 생태 훼손 문제입니다. 이 가운데 주민 수용성 문제는 오히려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지역에 양수댐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 훼손 논란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신규 양수 발전소 입지를 찾는 데 있어서 기존 다목적 댐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기존에 세워진 댐 하나를 활용하면 그 위에 상부 댐 하나만 더 지으면 되니까 시간과 돈 그리고 자연 훼손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논리죠. 재생에너지 시대, 양수 발전의 강점이 더 잘 활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취재 : 장세만, 구성 : 신희숙, 영상편집 : 장유진,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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