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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HMM 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중…이란과 협의 거쳐 통행료 내지 않아

김혜영 기자

입력 : 2026.05.20 14:49|수정 : 2026.05.20 15:44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의 피격 사건과 관련한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26척 중 한 척이 한국 정부와 이란 당국 간 협의를 거쳐 해협을 통과 중입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 한 척이 오늘(20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지금, 이 순간에 우리 유조선이 이란 측과 협의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이란 당국과 협의를 마쳤고, 그래서 어제부터 항해를 시작해서 매우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있다)"면서 "200만 배럴"이라고 언급했습니다.

200만 배럴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인 한국 유조선에 탑재된 원유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와 선박 위치 추적 정보사이트 마린트래픽 등에 따르면 해협을 빠져나온 선박은 최근 피격된 나무호와 같은 선사인 HMM이 운영하는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입니다.

원래 카타르 인근 해역에 있던 해당 선박은 지난 19일 이란이 제시한 항로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선박은 이란 측이 지정한 항로를 따라 해협을 통과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나 선사가 이란 측에 통행료나 다른 형태의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는다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선박 안전을 위해 이란을 포함한 유관국과 조율하에 이동이 이뤄졌다"면서 "비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이란이 이번에 선박 통행을 허용한 것이 나무호 피격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 4차례의 외교장관 통화와 외교장관 특사 파견 등을 통해 관계를 관리하면서 이란에 선박 통행을 꾸준히 요청해 이번이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성사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정황상 나무호를 공격한 주체일 가능성이 큰 이란이 피격 관련성을 부인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외교적 압박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선박 통행에 동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8일 밤 주이란한국대사관을 통해 해협 통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는 조 장관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 나무호 피격 관련 사실관계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요구한 다음 날입니다.

그간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무호 피격을 지렛대로 삼아 이란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나머지 25척도 해협에서 나올 수 있도록 이란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선 협의 대상 선박을 선정하는 데 있어 한국인 선원 다수 탑승 여부와 한국에 필요한 화물 선적 여부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란은 선박들에 자국 지정 항로를 이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선사는 이에 따른 안전 문제와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이란과 '거래'하는 선사와 선박을 제재하겠다는 내용의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외교부는 미 재무부의 주의보가 정부 차원의 교섭에는 해당하지 않고, 이번에 해협에서 나온 선박도 제재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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