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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출로 산 30억대 아파트, 아빠 찬스?…국세청 127명 세무조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5.19 12:49|수정 : 2026.05.19 12:49


▲ 국세청

30대 A 씨는 서울 강남의 이른바 '학군지'에 30여억 원짜리 아파트를 대출 없이 현금으로 사들였습니다.

대기업 직장인이긴 하지만, 수입만으로는 마련하기 어려운 규모였습니다.

공교롭게도 A 씨의 아버지가 비슷한 시기에 30여억 원에 달하는 해외주식을 매각했고 이 자금의 사용처도 불분명했습니다.

A 씨는 아버지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아 고가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의심받아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국세청은 A 씨처럼 부동산 매매를 하면서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127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104명에 이은 2차 조사입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투기성 거래, 부의 이전을 위한 편법 자금조달 등입니다.

이들이 사들인 부동산 가액은 총 3천600억 원이고 탈루 혐의 액수는 1천700억 원에 달합니다.

대표적인 조사 대상은 A 씨와 같이 대출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와 채무 과다자입니다.

세무조사 (사진=국세청 제공, 연합뉴스)
▲ 세무조사

역시 30대 초반 사회초년생 B 씨는 강남권 신도시 지역에 20억 원대 아파트를 사들였지만, 소액의 담보대출만 받았습니다.

모자란 10억여 원은 '건물주'인 부친으로부터 빌리고 차용증을 작성했는데 그 내용이 통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부친의 사망시점을 상환 기한으로 정하고, 이자도 상환 시점에 일괄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돼있었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상환 능력이 부족한 자녀가 허위 채무계약으로 고액의 자금을 편법 증여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국세청은 과도한 자금을 동원해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다주택자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미 2주택자인 C 씨는 '한강뷰' 아파트를 30여억 원에 대출 없이 사들여 20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얻었습니다.

국세청 분석 결과 C 씨는 중견기업 대표인 부모로부터 부족한 취득 자금과 취득세·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편법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세청은 이처럼 투기성 다주택 취득을 집중 조사해 자금원뿐 아니라 세금신고, 자산증가, 가족 간 자금 이전 등 자금 흐름 전반을 조사해 탈세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농산물 도소매업자인 D 씨는 가격급등 지역인 서울 강북 소재 아파트를 20억 원에 사들이면서 수억 원의 예금을 자금 원천으로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분석 결과 농산물 유통·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을 신고누락해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 씨뿐만 아니라 소득누락 혐의가 있는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국세청은 성북구, 강서구 등 서울 비강남권 지역과 경기 광명·구리시 등 가격 급등에 편승한 투기·탈세 행위자도 조사 대상에 올렸습니다.

국세청은 서울 강남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지에 많은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대상으로 전수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치과의사 E 씨는 강남권 아파트를 50여억 원에 사들였다가 국세청의 검증 대상이 됐습니다.

국세청은 E 씨가 비급여 진료비를 현금 결제하도록 유도해 병원 수입금액을 누락하거나, 고액 자산가인 부모로부터 자금을 편법 증여받아 이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소득세 추징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국세청 오상훈 자산과세국장은 "자금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업소득을 누락하거나 법인 자금을 유출해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사기 등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했다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국세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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