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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걷다가 날벼락…거리 위 '시한폭탄'

입력 : 2026.05.18 12:35|수정 : 2026.05.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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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거제에서 70대 여성이 길을 걷다 노후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크게 다쳤습니다. 관공서에서 공사할 때 옮겨둔 것인데, 정작 책임을 지는 곳은 없습니다.

KNN 최혁규 기자입니다.

<기자>

길을 걷던 70대 여성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주저앉습니다.

길가에 있던 철제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아래로 빠진 겁니다.

[사고 피해자 : 보안등이 하나 비쳐진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그걸 딛는다고 했는데 그게 넘어가면서 발이 팍 빠진 거예요.]

골절상으로 수술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석 달 넘게 거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사고 피해자 : 지금도 아무것도 못 합니다. 내가 세수도 내 마음대로 못 하고 첫째는 화장실을 내가 못 갑니다. 아들이 이게 직장도 못 가고 24시간 나한테 붙어있잖아요.]

사고 현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하다 보니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인데요.

하지만 위험 구조물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사실상 시한폭탄이 되어버렸습니다.

문제가 된 구조물은 3년 전 거제시가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근처 사유지로 옮겨졌습니다.

공사 관계자가 인근 오수시설을 덮고 있던 철제 구조물을 작업을 위해 사고가 난 빗물받이 위로 옮겨놓은 겁니다.

시공사 측은 기존 빗물받이 덮개가 위험해 보여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구조물로 대체했다는 입장입니다.

거제시는 사고가 난 지역은 사유지인 데다가 시가 진행한 공사와 관련이 없는 만큼 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거제시 관계자 : (사고지점이) 저희가 공사한 사항이 없다 보니까, 기존 시설이 위험해서 (생긴 일이라)… 전체적으로 관리 권한은 이 건물주가 관리권한 대상자였고요.]

사유지에 있는 시설은 지자체관리시설물로 보기도 어려워 공공시설배상보험 등 보험처리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거제시가 한 공사로 업체가 옮긴 시설물에 시민이 다쳤는데, 정작 사유지라며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것입니다.

[피해자 아들 : 빌라 소유주한테 사고가 났기 때문에 배상 책임을 얘기하니까, 저희는 이거에 대해서는 손댄 적도 없고 아무것도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서로 다 없다고 하니까 솔직히 답답하고….]

관급 공사가 남긴 시한폭탄에 결국 사람이 다쳤는데도, 책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아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준 KNN)

KNN 최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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