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차질이 빚어지자 걸프 국가들이 육로 기반의 비상 물류망 구축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용과 수송 규모 면에서 해상 운송 능력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일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걸프 지역에서는 해협을 우회하기 위한 대규모 트럭 수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WSJ은 "과거 아라비아 상업을 떠받쳤던 낙타 운송 행렬이 현대에 되살아난 듯,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오만의 고속도로·철도·항만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긴급 물류 생명선으로 탈바꿈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사우디 국영 광물기업 마덴(Maaden)은 현재 비료 운송을 위해 수천 대의 트럭을 동원 중입니다.
밥 윌트 마덴 최고경영자(CEO)는 "600대가 1천600대로 늘었고 다시 2천 대가 됐으며, 지금은 걸프 지역에서 홍해까지 3천500대의 트럭이 운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전 세계 식량 공급을 위협하는 비료 부족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UAE의 작은 항구인 호르파칸도 핵심 운송 거점으로 새롭게 부상했습니다.
호르파칸의 트럭 통행량은 중동 분쟁 이전 하루 100대 수준에서 현재 7천 대로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과거 호르파칸은 선박 간 컨테이너 이동을 위한 항구에 그쳤으나, 현재는 선박에서 트럭으로 옮겨 실은 뒤 역내 창고·공장·상점으로 출발하는 첫 관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분쟁이 시작된 이후 이 항구의 주간 컨테이너 물동량도 2천 개에서 5만 개로 폭증했습니다.
MSC와 머스크 등 해운사들도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트럭 운송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같은 트럭 운송망은 역내 물류 지도를 전면 재편하는 흐름의 일부라고 WSJ은 짚었습니다.
걸프 산유국들은 수십 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속도와 규모를 극대화하는 방식의 물류 체계를 구축해왔지만, 이번 전쟁으로 단일 병목지점에 의존한 위험성이 드러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체 운송로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같은 트럭 중심의 운송 체계가 해상 운송 규모를 완전히 대체하거나 비용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울러 항공유와 기타 에너지 제품 부족도 해소할 수는 없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비료 등 일부 핵심 시장에서는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며 무역 유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