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우리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황과 소비 개선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단했습니다.
다만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중동 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 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이 대폭 증가하는 가운데 서비스업도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완만한 경기 개선'이라는 표현을 써오다가 이번에 '회복세'로 바꾸며 경기 판단을 긍정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 영향이 컸습니다.
4월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48.0% 늘었습니다.
반도체(173.5%)와 컴퓨터(515.8%) 등 ICT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습니다.
내수 역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KDI의 진단입니다.
3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과 광공업 생산 증가에 힘입어 3.5% 늘면서 전월(0.1%)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업(12.7%)을 중심으로 5.1% 증가했고, 광공업생산도 반도체(9.9%) 호조에 힘입어 3.6% 늘었습니다.
소비를 보여주는 3월 소매판매액 증가율 역시 5.0%로, 전월(4.3%)에 이어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KDI는 "중동 전쟁 지속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직 전쟁 영향이 실물 지표 전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경기 흐름을 제약할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가장 먼저 적신호가 드러난 것은 물가입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상승(21.9%) 영향으로 전월(2.2%)보다 높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KDI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 조치 등이 물가 상승 폭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2%를 유지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 2.6%, 3월 2.7%, 4월 2.9%로 점차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KDI는 석유류 가격 상승이 아직 근원물가에는 뚜렷하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기대인플레이션에는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비교적 양호한 지표 이면에도 중동 전쟁에 따른 경계 신호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를 기록하며 전월(107.0) 대비 하락해 기준선 100을 밑돌았습니다.
KDI는 중동 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설비 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또한 건설 비용 상승 역시 향후 건설투자 회복을 제약할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금융시장의 경우 4월 중 중동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됐지만, 반도체 수출 호황 지속에 따른 투자 심리 개선으로 전월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