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UAE, 이란에 비공개로 보복 공격…지난달 원유시설 공습한 듯"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05.12 14:00|수정 : 2026.05.12 14:00


▲ 드론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항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전쟁의 불똥을 맞아온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에 대응해 지난달 이란을 직접 타격한 정황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간 11일 UAE가 비밀리에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초 이란 남부 연안 라반섬의 정유시설이 공습받았는데 이 공격을 UAE가 단행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때는 미국과 이란이 4월 8일부터 2주간 일시 휴전을 확정하기 이전 시점이어서 미국이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란은 당시 피격 사실을 공개하면서 UAE와 쿠웨이트에 보복 공습을 했습니다.

UAE는 공식적으로 공격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간 UAE는 적대 행위에 대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대응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실제로 UAE가 이란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선 것은 중동 지역에서 자국의 경제력과 영향력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은 짚었습니다.

UAE는 중동 국가 중에서 미국과 가까운 사이면서도 전쟁 이전까지는 다른 걸프국처럼 미국에 영공을 내주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개전 이후 이란이 대미 보복 차원에서 주변 걸프국을 타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특히 이란발 공격 중 상당 부분이 UAE에 집중됐습니다.

UAE는 그간 2천800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받은 공격보다 더 많은 수칩니다.

이란발 무차별 공습에 UAE는 항공과 교통, 관광, 부동산 시장 등이 전방위적인 타격을 받았고 중동의 금융·상업 허브이자 관광중심지라는 명성도 금 갔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이란에 대한 UAE의 전략적 관점이 근본적으로 변했습니다.

이란을 UAE의 경제·사회모델을 훼손하려는 '불량국가'로 인식하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UAE는 이후 걸프국 내에서 이란에 가장 대립적인 태도를 견지해왔으며 전쟁 내내 미국과 강력한 군사적 협력을 유지했습니다.

또 이란에 대해서는 자국 내 이란 병원과 클럽 등을 폐쇄하고 이란 국민의 UAE 입국 및 경유를 금지하는 조치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가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중순 이란 상공에서 미국이나 이스라엘 소속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전투기가 포착되면서 UAE가 직접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팽배했습니다.

이 전투기는 UAE가 운용 중인 프랑스 미라주 전투기와 중국제 윙룽 무인기로 추정됐습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H. A.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UAE는 초기에는 이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지만 이란이 자국을 공격한 이후에는 지역 정세가 극적으로 변했다고 보고 있다"며 "UAE가 공격 사실은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전쟁 초기부터 걸프국의 적극적 개입은 시간문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UAE의 부상에 관한 저서를 집필했던 중동 분석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걸프 아랍국이 전쟁 당사자로서 이란을 직접 공격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며 "이제 이란은 종전을 중재하려는 걸프국과 UAE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