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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픽] 살기 위해 '천적'과 정면 돌파..숨 죽여 대성통곡하는 지구

입력 : 2026.05.06 09:02|수정 : 2026.05.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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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와 일본 쓰시마섬 사이에 있는 무인도인 홍도.

하늘을 검은 점들이 뒤덮습니다.

울음소리가 고양이와 닮았다고 '괭이갈매기'라 이름 붙여진 바닷새들로, 홍도는 괭이갈매기의 국내 최대 번식지입니다.

이곳에서 괭이갈매기의 올해 첫 산란이 확인된 건 지난 3월 31일, 14년 동안 산란 시기는 꾸준히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홍도와 독도, 태안 난도 세 곳에서 괭이갈매기의 산란 시기를 추적한 결과, 홍도는 해마다 0.6일씩, 난도는 0.8일씩, 독도는 4.8일씩이나 산란일이 빨라졌습니다.

지금 이곳 홍도에만 5만여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번식을 위해 찾아왔습니다.

이 바닷새들이 14년 전보다 여드레 일찍 알을 낳기 시작했다는 건, 그만큼 바다가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홍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30년간 0.78도 올랐고, 독도 주변 해역은 1.56도 상승했습니다.

이런 수온 상승이 먹이 출현, 나아가 번식 주기에도 영향을 미친 겁니다.

[소순구/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열대성 어류의 출현이나, 어류상의 변화는 갈매기의 먹이원이 되기 때문에 (번식 주기 변화에) 충분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번식 주기가 빨라지다 보면 새끼가 추위에 노출될 수 있고, 그동안 활동 주기가 달랐던 천적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수온 상승은 바닷속과 식물의 생태계도 바꿔 놓았습니다.

제주 해역에서 주로 보이던 금강바리와 꽃돔의 서식지는 남해까지 올라왔습니다.

거제도에선 60여 년간 국내 분포가 파악되지 않았던, 문헌 속에서만 존재가 알려졌던 난대성 식물, 사철검은재나무의 자생지가 확인됐습니다.

[소순구/국립공원연구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 어린 개체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봤을 때, 최근에 종자를 통해서 많은 확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요.]

수온 상승이 멈추지 않는 한 생태계 교란 범위는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시그널] 한반도 수온 상승에…번식 주기도 빨라진다 (2026.05.05 8뉴스)

(취재 : 장선이,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종미, 영상제공 : 국립공원공단,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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