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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했다더니 '빈 땅'…불탄 산은 왜 다시 살지 못하나

노유진 기자

입력 : 2026.05.05 07:04|수정 : 2026.05.0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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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23년 큰 불이 났던 인왕산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불이 한 번 나면 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주 어렵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인지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 중턱에서 시작된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 나갑니다.

검은 연기가 치솟고, 주민들은 긴급 대피했습니다.

화마가 덮쳤던 인왕산 기차바위 인근 등산로.

전문가와 함께 직접 올라가 봤습니다.

2억여 원을 들여 불탄 나무를 치우고 소나무와 진달래를 심었다는 곳.

설계대로라면 1㎡당 소나무 2그루가 있어야 하지만, 듬성듬성 빈 땅입니다.

1m 나뭇가지로 거리를 재며 확인해 봤습니다.

[홍석환 교수/부산대 조경학과 : 소나무는 1㎡당 한 주도 채 안 들어가 있죠. 많으면 한 주, 적으면 없고 그런 게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거의 식재되지 않았다고 보면 되고요.]

그나마 심어진 묘목들조차 살아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게 막 죽어서 이미 힘 안 줬는데도 막 우수수 떨어져요.]

[서울시 관계자 : 시기가 약간 (나무가) 안 보이는 시기예요. 여름 되어야 좀 잘 보이는데… 죽은 거에 대해서는 하자 (공사)를 한다고 들었어요. 모니터링 용역을 또 별도로 할 거라서….]

하지만 다시 심는다 해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활엽수 옆에 소나무와 진달래를 심었는데, 잎이 무성해지면 그늘에 가린 묘목은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활엽수) 잎이 생기게 되면 하부는 다 그늘이 됩니다. 그늘이 됐을 때 진달래나 소나무는 자랄 수가 없거든요. 여기에 식재된 나무는 거의 100% 2~3년 이내에 다 죽을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복구 과정에서 맨흙이 드러났는데 손으로 밀기만 해도 쓸려 내려가는 상황입니다.

[홍석환 교수/부산대 조경학과 : 비만 오면 여기 전체가 다 쓸려 내려가서 저쪽(등산로)에 토사가 쌓이겠죠. 더 크게 내려가면 이제 계곡을 따라서 큰 산사태로 이어지는 것이고요.]

게다가 불에 탄 목재 폐기물까지 방치돼 있습니다.

해마다 72만 명이 찾는 인왕산, 세금을 들여 복구한 산이 3년이 넘도록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황세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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