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 탐지해서 구조? '유령의 속삭임'

지난 4월 3일, 이란에서 미국 F-15E 전투기가 격추됐습니다. 전투기에 타고 있던 2명은 모두 비상 탈출을 실시했고 이 가운데 조종사 한 명은 먼저 발견돼 구조가 됐습니다. 하지만 같이 타고 있던 무기 담당 조종사는 수색 초기에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란의 산악지대에 숨어있던 조종사의 위치를 특정했고 특수부대원 수백명과 전투기 헬기를 동원해서 36시간 만에 2번째 조종사까지 구출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영화 같은 특수 작전이 펼쳐진 겁니다. 상대 진영의 드넓은 땅에서 조종사를 찾는 건, 마치 사막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겁니다. 이때 미국 CIA 국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밀 신기술을 사용해서 조종사를 구출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존 랫클리프/CIA 국장 (지난 6일)
우리는 전 세계 어떤 정보기관도 보유하지 못한, 인적 정보망과 최첨단 기술을 모두 투입했습니다.
이게 어떤 신기술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미국 언론인 뉴욕포스트가 신기술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Ghost Murmur', 우리말로는 '유령의 속삭임'이라는 기술을 처음 사용해서 숨어있던 조종사의 위치를 찾아냈다는 겁니다. 기술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상세하게 적혀있었습니다. 다이이몬드를 이용한 양자센서를 이용해 멀리 떨어진 조종사의 심장박동에서 나오는 자기장을 측정했고 먼 거리에서 조종사를 발견했다는 겁니다. 심장 박동을 얼마나 먼 거리에서 탐지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는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64km 떨어진 곳에서 미군을 발견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보도를 보고 가장 놀란 사람들은 바로 과학자들입니다. 먼 거리에서 심장박동으로 사람을 찾아낸다는 게 공상 과학이나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인 데다가 지금의 과학계에 보고된 기술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미국의 기술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거죠.
다이아몬드로 자기장 측정한다?
일단 보도에 나오는 다이아몬드 양자 센서는 실제로 존재하고,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하는데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지금 보시는 게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만든 양자 센서입니다. 이걸 이용해서 심장에서 나온 아주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만든 양자 센서입니다. 이걸 이용해서 심장에서 나온 아주 미세한 자기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로 자기장을 측정한다? 이해가 어렵잖아요. 먼저 다이아몬드에 강제로 질소를 주입하게 되면 탄소 사이에 질소원자가 하나가 끼어 들어가게 되고 빈 자리가 하나 생기게 됩니다. 이 결함 구조 안에는 전자들이 있는데요. 이 전자들은 스핀이라고 하는 고유의 상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나침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 초록색 빛과 마이크로파를 쬐어주게 되면 여기 붉은색 빛이 나오는 게 보이죠?

이때 외부에 자기장 변화가 생기게 되면 전자들의 스핀 상태가 영향을 받게 되고요. 그러면 나오는 붉은 빛의 세기가 변합니다. 그래서 붉은 빛의 세기를 측정해서 미세한 자기장 변화를 감지 하는 겁니다.
도승환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교수
자기 소자의 자기장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만들어낸 양자 다이아몬드 현미경입니다. 반도체 내에 회로도 결함이 있는지 테스트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걸 이용하면 pT(피코테슬라), 10의 -12승 테슬라 수준의 아주 미약한 자기장까지 측정할 수가 있어서 심장이나 뇌를 살펴보는데도 효과적입니다.
심정현/표준과학연구원 양자자기센싱 그룹장
예를 들면 심장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 저희가 일반적으로 생기는 자기장 패턴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자기장 패턴이 이게 만들어지게 되고 저희가 그거를 센서를 이용해서 측정하거나 이미징 하게 되면 아 이분이 허혈 증세가 있다 이런 걸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거리', 이유는?
기술 자체는 존재하는데 문제는 거리입니다. 심장에서 나오는 자기장은 10pT(피코테슬라), 10의 -11승 테슬라 수준이거든요. 이게 지구 자기장에는 1,000만분의 1 수준이고 막대 자석으로 하면 1억분의 1 수준으로 작습니다. 그런데 자기장의 세기는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해서 약해지거든요? 1m에서 10m로 갈 때 1천분의 1, 100미터로 가면 여기에 1천분의 1로 더 약해집니다. 미국의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도 1km 거리에선 심장 자기장 신호가 1조분의 1 수준으로 약해진다면서, '유령의 속삭임'이란 기술에 과학계는 회의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심정현/표준과학연구원 양자자기센싱 그룹장
(심장 자기장의 경우) 가장 정밀한 센서를 이용하면 1초 내에 시간에서 측정을 한다라고 하면 대략 1미터 정도 거리에서 저희가 측정을 할 수가 있고요. 만약에 24시간, 즉 하루 종일 우리가 신호를 모니터링을 할 수가 있다고 하면 대략 10m 정도 거리에서 측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계산 결과나 기술동향을 봤을 때 자기장 만으로 병사의 심장 신호를 검출하기는 어려운 걸로 판단을 하고 있고요. 아마 추측컨데 자기장 센서 기술에 다른 기술을 좀 더 복합해서 사용하지 않았을까.

미국 국방 연구 당국도 이 기술을 공개 시연한 적이 있었는데, 3년 전에도 당시 측정 가능한 거리는 수십 센티미터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아주 강한 자기장을 내뿜는 물체는 원거리에서 측정할 수가 있고. 실제로 군사적인 활용도 가능합니다.
심정현/표준과학연구원 양자자기센싱 그룹장
잠수함 탐지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해저에 자기장 센서를 일정 위치마다 배치를 하고 그 자기장의 센서들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이용해서…
중국도 '이 기술' 개발했다는데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도 지난 24일, 중국이 양자센서를 이용해 잠수함을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술 자체는 연구가 꽤 되어있고 앞으로도 의료나 국방 분야에 많이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다만 잠수함 정도로 강한 자기장을 내뿜는 물체가 아닌 정말로 먼 거리에서 조종사의 미세한 심장박동을 찾아낸 건지가 가장 큰 관심입니다. 미국의 기술이 비밀리에 발전해서 과학기술을 압도적으로 뛰어 넘은건지 아니면 조종사의 구출 방식을 감추기 위해 일종의 기만작전을 펼친 건지 해외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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