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습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2일차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이같이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란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연준은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과 지난 3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으로 1.25%p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연준은 금리 동결 배경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며, 이는 부분적으로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는 경제 전망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는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간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은 "위원회는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며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경제 지표와 경제 전망치 변화, 위험 요인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위원회의 목표 달성을 저해할 위험 요인이 나타날 경우 적절히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성명에는 8명이 찬성을, 4명이 반대 의견(결정된 내용과 다른 소수의견)을 냈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서 공식적인 반대 의견이 4명이나 나온 것은 1992년 10월 6일 이후 34년 만입니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홀로 금리 0.25%p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반대했습니다.
베스 해먹, 닐 카슈카리, 로리 로건 등 다른 3명의 위원은 금리 동결에는 찬성했으나, 향후 금리 인상보다 인하가 더 유력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완화적 기조'를 성명에 포함하는 데에는 반대했습니다.
이들 3명 위원은 연준이 성명에서 향후 조치가 반드시 금리 인하는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다 명확히 시사하기를 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추가 상승 위험이 있는 점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고 고용시장 둔화 우려는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어서 향후 금리 결정을 둘러싼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파월 의장이 내달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새 연준 지도부 체제가 시작되면 불확실성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다음 FOMC 회의는 6월 16∼17일 열립니다.
현 파월 의장이 5월 15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케빈 워시 차기 의장 지명자가 해당 회의를 주재합니다.
워시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안은 이날 가결됐으며, 상원 전체회의 표결을 거쳐 인준이 최종 확정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가운데, 워시 체제에서 연준이 어떤 금리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워시 지명자는 앞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있다"고 말해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워시 지명자가 취임하면 다른 연준 이사들을 설득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겠지만 그래야 할 것"이라며 "지금이 금리를 내릴 적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겨냥한 미 법무부의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 과다지출 의혹 수사와 관련, "조사가 확실하고 투명하게 완전히 종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의장 임기가 끝나도 2028년 1월까지 남아있는 이사 임기를 수행하며 금리 결정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입니다.
그가 잔류 결정을 내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에 자신이 지명한 인물을 기용할 기회를 뒤로 미루게 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