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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거리에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이라 불리는 성인 방송 스튜디오가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선정적인 옷차림의 출연자들을 수시로 마주치고 있지만, 경찰과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학부모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인근 한 빌딩 지하에 지난해 3월부터 '엑셀 방송' 전문 스튜디오가 입주해 영업 중입니다.
엑셀 방송이란 여러 여성 BJ를 출연시켜 자극적인 춤을 추거나 선정적 행동을 하게 한 뒤,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성인용 콘텐츠입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엑셀 방송에 대해 "사회규범을 어지럽히는 유해 콘텐츠"라며 '사이버 룸살롱'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엑셀 방송 스튜디오가 아이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주 통학로 한복판에 버젓이 입점한 겁니다.
특히 하교 시간대인 오후 3시쯤에는 짧은 치마 등 노출이 심한 복장의 여성 BJ들이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들이 이들 옆을 지나가면서 하교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로 강남구청과 경찰, 학교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합동 현장 점검에 나서긴 했지만, 실질적인 제재는 하지 못했습니다.
현행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은 학교 경계로부터 200m 이내를 보호구역으로 정해 유해 업종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 스튜디오는 '스튜디오 대여업'으로 등록돼 있어 금지 시설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튜디오 내부에 밀폐된 공간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강남구 관계자는 "규정이 모호해 BJ들에게 복장 주의와 외부 흡연 자제를 요청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언북초 학부모들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구청과 교육청에 서한을 보내 해당 시설이 교육환경법상 '청소년의 건전한 교육환경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시설'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즉각적인 현장 확인과 영업 제한, 시정 명령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홍진영,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