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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언니 옷은 왜 짧아?"…초교 앞 담배 문 BJ들 버젓이

김은진 에디터

입력 : 2026.04.26 16:26|수정 : 2026.04.26 16:51


▲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엑셀방송 BJ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이른바 '사이버 룸살롱'으로 불리는 성인 방송 스튜디오가 들어서면서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3시쯤 강남구 청담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100m가량 떨어진 건물에는 짧은 치마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성들이 무리 지어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휴대전화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옆으로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들이 지나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건물 지하에는 지난해 3월 설립된 '엑셀 방송' 전문 스튜디오인 A 기획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엑셀 방송은 여러 명의 여성 진행자(BJ)가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한 뒤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이런 방송이 사회규범을 어지럽히는 유해 콘텐츠라며 '사이버 룸살롱'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A 기획사는 블로그를 통해 10개 이상의 방송팀이 이곳을 거쳤으며 한 팀이 매회 1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출과 섹시 등의 키워드를 앞세워 방송 진행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A 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미 해당 스튜디오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5학년 안모 군은 특정 방송 플랫폼이 저곳에서 방송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짧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기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6학년 정모 양은 일주일 전부터 지하에서 이상한 방송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화장이 진한 남녀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이달 중순부터 교육청과 학교, 구청 등에 잇달아 민원을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6학년 아들을 둔 이모 씨는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BJ들을 직접 본다며 "저 언니는 왜 이렇게 짧게 입고 다니냐"는 자녀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지 못해 얼버무렸다는 학부모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남구청은 교육청의 협조 요청에 따라 지난 23일 경찰 등과 함께 해당 스튜디오에 대한 합동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 스튜디오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어 건물 밖 흡연 자제와 복장 주의를 요청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A 스튜디오가 입주한 건물 (사진=연합뉴스)
현행 교육환경법은 학교 경계에서 200m 이내를 보호구역으로 정하고 유해 업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A 기획사는 보호구역 안에 있지만 '스튜디오 대여업'으로 등록돼 있어 법적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경찰과 구청은 스튜디오 내부에 밀폐된 공간이 확인되지 않아 여성가족부가 고시한 '청소년 유해업소'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공무원이 제재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규정이 모호해 다른 조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측은 점검 다음 날 가정통신문을 보내 통학로에서 발생한 불편 사항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부모들은 눈에 안 보이게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성인 방송 스튜디오가 학교 앞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술 변화 속도에 맞춰 어린이들을 유해 환경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고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출연자들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초등학생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적 규제가 문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제언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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