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코치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 참석해 키움 임지열, 설종진 감독으로부터 기념 선물을 전달받고 있다.
1천639일 만에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은 '국민 거포'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박병호 잔류군 선임코치가 양 팀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21년 프로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키움은 오늘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앞서 2025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박 코치의 선수 은퇴식을 '승리, 영웅 박병호'란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2005년 LG 트윈스에서 데뷔, 지난해 삼성에서 마지막 선수 시절을 보냈던 박 코치는 이날 은퇴식에서 양 팀의 관계자와 선수단, 팬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좋은 추억만을 간직한 양 팀의 환호에 박 코치는 때론 울컥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렸을 적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야구를 시작했다"며 "수많은 선배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은퇴식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그런 선수가 되게 해주시고 은퇴식을 정말 멋있게 준비해준 키움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은퇴사 동안 양 팀 팬들은 울음을 참으며 박 코치의 말에 귀 기울였습니다.
카메라에 잡힌 키움 안우진, 삼성 원태인 역시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박 코치는 삼성 구단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 코치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로 행복한 야구를 해서 너무 좋았고 많은 응원을 해주신 삼성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삼성과 경기에서 은퇴식을 꼭 하고 싶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신 삼성 구단 관계자분들과 박진만 감독, 선수들께 너무 감사합다. 덕분에 행복한 야구를 하고 멋있게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키움 팬들에겐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히어로즈 팬분들이 제가 선수 마지막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너무 슬퍼하셨다"며 "제가 다시 히어로즈에서 코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런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울컥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는 코치로서 좋은 선수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은퇴사 이후엔 양 팀 선수단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 코치는 환한 미소로 아들과 함께 시구, 시타 행사를 가졌습니다.
특별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덕분에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했습니다.
박병호 코치가 키움 소속으로 나온 것은 2021년 10월 3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1천639일 만이었습니다.
박 코치는 경기 시작 전 키움 선발 투수인 우완 박준현에게 공을 넘겨주고 임지열과 교체됐습니다.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박준현은 박병호 코치의 절친 박석민 삼성 2군 코치의 아들입니다.
박 코치는 모자를 벗고 구장 전체를 둘러보면서 팬들에게 인사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감동은 남아 있었습니다.
박 코치와 함께 키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넥벤저스'의 일원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 꽃다발을 든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눈 이후 함께 그라운드에서 벗어났고, 키움 팬들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서건창은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박)병호형과 만나니 형과 함께 정말 재밌게 야구했던 기억이 났다. 멋진 선수들, 멋진 팬들과 함께 써 내려갔던 많은 서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며 "떠나보내는 마음이 아쉽다. 워낙 좋은 선수였고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코치님,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