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이란 응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 특사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안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전쟁 중인 본선 진출국 이란 대신에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해 자존심을 구긴 '축구 명가' 이탈리아를 월드컵에 내보내달라는 것입니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파트너십 특사인 파올로 잠폴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이러한 내용을 직접 제안했습니다.
잠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전직 모델 에이전트이자 사업가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에게 월드컵 본선에 이란 대신 이탈리아를 합류시킬 것을 제안한 게 사실"이라며 "나는 이탈리아 태생이고,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아주리 군단'(이탈리아 팀의 별칭)을 보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과거 네 차례 월드컵 우승 경력이 있는 그들(이탈리아)은 (대체) 출전을 정당화할 족보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 레오 14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멜로니 총리 또한 이를 공개 비판하면서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후 선수들의 안전 문제를 들어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이란은 본선 조별리그에서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붙을 예정인데 이들 경기는 전부 미국에서 열립니다.
이란은 월드컵 경기를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치르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FIFA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에 대해 "이란 대표팀은 확실히 올 것"이라며 "스포츠는 이제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위스계 이탈리아인인 인판티노 회장은 "FIFA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팀이 최상의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 덧붙였다고 FT는 전했습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FIFA는 기권 등으로 문제가 된 참가국을 다른 나라로 대체할 수 있는 독자적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