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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숯의 작가' 이배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생성과 소멸을 탐구해 온 30년 예술 여정을 조망합니다.
이주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En attendant : 기다리며 / 12월 6일까지 / 뮤지엄 SAN]
거대한 숯 기둥이 미술관 입구를 떠받치듯 서 있습니다.
높이 8m, 폭 5m, 무게 7톤의 크기로 느티나무 숯을 쌓은 겁니다.
야외 전시장에는 10m 높이의 숯 모양 브론즈 조각들이 주변 산세와 나무 형태에 호응하며 춤을 추고 있습니다.
실내로 들어가면 숯을 이용한 작업들이 펼쳐집니다.
숯의 검정은 빛을 흡수해 수많은 색을 품고 있는 심연으로, 모든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이배/작가 : 그 숯을 이겨서 만든 가루로 그림을 그린 건데, 거기에 있는 숯 덩어리들은 마치 저희 고향의 숲, 산의 숲과 같은 것입니다.]
바로 앞은 흰색 공간입니다.
사방을 흰색으로 도배하고 그려지지 않은 한지와 조각되지 않은 흰색의 덩어리들이 배치됐습니다.
회색 붓질처럼 보이는 작업은 3만 5천여 개 스테이플러 심의 흔적입니다.
[이배/작가 : 나의 본질과 현실 사이를, 예술이라는 내가 하는 작업을 통해서, 예술이라는 어떤 하나의 형식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농부의 아들인 작가가 고향 청도에서 옮겨온 흙을 직접 일굽니다.
흙바닥에는 전시가 이어지는 연말까지 식물이 자라게 됩니다.
[이배/작가 : 한 40년을 외국에서 살다가 보니까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 어쩌면 내가 근원으로 다시 시작해야 되겠다는 생각, 거기에 많이 관심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고향과 근원에 집중하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기다리며'입니다.
나무에서 숲과 불, 그리고 흙으로 이어지는 물질의 생성과 소멸, 재탄생이라는 순환 원리가 응축돼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