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반된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며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지 시간 21일, 행정부 내 의사결정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채 소수 측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한 관계자는 "행정부 내 누구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획이 무엇인지, 심지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것이 완전히 엉망진창이고, 책임 소재도 완전히 불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협상 관련 메시지를 연일 쏟아내면서 최측근 참모들조차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더욱 예민해진 상태에서 수면 시간까지 줄었고, '정제되지 않은' 게시물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측근들이 소셜미디어 활동 자제를 권했지만 사실상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이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가 다시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하는 등 입장을 여러 차례 바꾸고 있습니다.
또, JD 밴스 부통령의 종전 협상 참여 여부를 두고도 불참을 언급했다가 곧 파키스탄 방문 계획을 말하는 등 발언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전직 행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수행 과정에서 기존의 의사결정 체계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근무했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첫 임기 때는 의사결정 절차가 있었고 정책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은 그런 절차를 좋아하지 않고 얽매여 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감과 주변 '예스맨'들의 조언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이 전쟁 상황을 왜곡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대통령은 미군의 성공 사례가 담긴 영상을 보고받고 있지만, 이란 초등학교 오폭 의혹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내부 관계자는 "그들의 지휘부에는 국가를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이 단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참모들이 전쟁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보고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교착 상태가 이어지면서 대통령을 설득하려는 시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밴스 부통령은 평화 협상 대표를 맡으면서 비판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고,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 국장 역시 경질 위기 속에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짧은 집중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예스맨' 중심 구조가 이란과의 평화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