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시간 지난 17일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이란 전쟁 국면에서 점차 내면의 불안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 대한 공개적인 허세 뒤로 두려움과 씨름하고 있다"며 7주를 넘어선 이란 전쟁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에 노출한 충동적인 면모에 관한 뒷얘기를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참모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전쟁 초반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아침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폭발 장면을 담은 영상을 시청했으며, 미군의 군사력이 얼마나 인상적인지 언급하며 폭격 규모에 경외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예상보다 빠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주변 아랍 국가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오르자, 전쟁에 대한 자신감이 오래가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 참모진에 해협이 닫히기 전에 이란이 항복할 것이며 설령 이란이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미국이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이후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취약성에 뒤늦게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습니다.
또,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에게 경제적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전쟁은 계속하겠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그의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잘 드러났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부활절이었던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속어를 섞어가며 호르무즈 해협을 열라고 위협하고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는 문구로 이란을 조롱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리자,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기독교 지도자들로부터 왜 부활절 아침에 '알라'를 거론했는지, 왜 욕설을 썼는지 묻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서야 참모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불안감은 지난 3일 미군 전투기가 격추돼 조종사 2명이 실종됐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실종 소식을 듣고 몇 시간 동안 참모진에게 고함을 쳤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자 참모들이 회의장 밖으로 그를 데리고 나갔다고 보도했습니다.
JD 밴스 미 부통령,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각자 있는 곳에서 이 회의에 참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조종사 구조를 지휘하는 상황실을 연결해 전화로 주요 내용만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수 성향의 미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 코리 셰이크는 "우리는 놀라운 군사적 성과를 목격하고 있지만 승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디테일에 대한 관심 부족과 계획의 부재에 따른 그의 업무수행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