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탈출 9일 만인 17일 0시 44분께 대전 중구 안영동 안영IC 인근에서 포획됐다.
"오늘 아니면 못 잡는다. '마지막이다' 생각했습니다" 오늘(17일) 대전시 등 수색당국에 따르면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잇달아 접수된 것은 전날 오후 5시 30분쯤부터였습니다.
생태원, 야생생물관리협회 등 관계기관이 드론을 띄워 일대를 수색하던 오후 6시 18분 만성산 정상 정자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이후 침산교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늑구 탈출 초기부터 수색에 참여했던 최진호 야생생물관리협회 전무이사는 이 신고를 받자마자 "늑구가 지난 14일 포획 때보다 더 쌩쌩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늑구가 수 킬로미터 내 지역을 빠르게 다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오전 수색당국과 늑구는 5시간 넘게 대치했지만, 늑구는 민첩하게 포위망을 빠져나갔습니다.
수색당국은 늑구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소방 인력을 배치했습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들도 반경 2㎞를 에워쌌습니다.
신고 지점을 중심으로 드론 수색에 나섰으나 늑구는 쉽게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최 전무가 "오늘도 포기해야 하나" 싶었던 오후 11시 45분쯤, 늑구가 이 지역을 빠져나갔을 것으로 판단하고 마지막으로 드론 수색을 하던 때 안영동에서 늑구가 드론에 포착됐습니다.
인근에서 대기하던 수의사인 진 모 국립생태원 동물복지부 차장은 늑구가 발견된 곳으로 출동했습니다.

날을 넘긴 오늘 오전 0시 17분 수색당국이 안영 IC인근에서 늑구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포획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최 전무는 열화상 카메라를, 진 수의사는 마취총을 들었고, 두 사람은 이어폰 양쪽을 한 개씩 나눠 꼈습니다.
최 전무와 진 수의사가 조심스럽게 늑구를 향해 접근해 가면, 드론 기사는 이어폰을 나눠 낀 이들에게 이동할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드론기사 한 명이 근거리에서 늑구의 자세한 동태를 관찰하면 다른 한 명은 원거리에서 전체적인 늑구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마취총을 쏠 수 있는 자리도 알려줬습니다.
최 전무는 이 순간을 "오늘 아니면 못 잡겠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늑구는 사흘 전보다 더 빠르고 민첩했습니다.
최 전무가 천천히 움직이는 사이 늑구가 먼저 수색팀의 존재를 알아챘습니다.
늑구가 사람을 발견하고 퇴로로 빠지려던 순간, 나무숲에 숨어있던 진 수의사가 약 20m 거리에서 마취총을 한 발 쏴 늑구 허벅지에 명중시켰습니다.
본격적인 포획작전을 시작한 지 30분 만인 0시 39분 늑구 마취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5분 뒤 포획을 완료했습니다.
전 국민의 애를 태웠던 '국민 늑대' 늑구가 탈출 9일 만에 안전하게 생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진 수의사는 "늑구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허벅지를 향해 쏘면 휘어나가서 빗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흉강이랑 목을 노리고 쐈는데 아주 다행히 허벅지에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오월드 내 동물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늑구는 전국 각지 동물원과 국립생태원에서 파견된 수의사들의 보호 속에 오전 4시 마취에서 안전하게 깼습니다.
혈액 검사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엑스레이 검사 결과 위에서 길이 2.6㎝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인근 2차 병원으로 옮겨져 제거 시술을 받았습니다.
위 속에서는 나뭇잎과 생선 가시도 있었습니다.
(사진=대전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