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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성경 기도문이라더니…"살인 직전 읊조린 대사잖아" 발칵

김민정 기자

입력 : 2026.04.17 14:23|수정 : 2026.04.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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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펜타곤 기도회에서 예배 도중 영화 '펄프 픽션' 속 가짜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이란 전쟁을 '신의 정의'로 묘사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현지시간 그제(15일) 펜타곤에서 열린 월례 기도회에서 최근 이란에서 격추된 미 공군 승무원들을 구조한 '샌디1' 팀의 수석 임무 기획자로부터 한 기도문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전투 수색·구조대원들이 이 기도를 자주 외운다고 설명하며, 경건하게 낭독을 시작했는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 격추된 조종사의 길은 이기적인 자들의 죄악과 악한 자들의 폭정으로 사방에서 가로막혀 있다. 동료애와 의무의 이름으로 어둠의 골짜기를 지나 길 잃은 이들을 인도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영화 '펄프 픽션' 속 배우 사뮤엘 잭슨이 연기한 인물이 살인하기 직전 읊조린 대사와 정확하게 겹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발견해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 내 형제를 붙잡고 파괴하려는 자들에게 위대한 복수와 맹렬한 분노를 내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복수를 내릴 때, 너희는 내 호출부호가 샌디 1임을 알게 될 것이다.]

영화 속 이 대사는 타란티노 감독 등이 직접 집필한 허구의 내용이고 실제 성경 구절에서 직접 따온 부분은 마지막 문장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논란이 일파만파하자 펜타곤 수석대변인 숀 파넬은 "해당 기도문은 펄프 픽션 대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맞다"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대사가 성경 에스겔 25장 17절을 반영한 표현이긴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펜타곤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국방부 사정을 아는 한 고위 분석가는 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직원들이 헤그세스가 여는 행사에 참석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전시 상황에서 중요한 업무보다 정치적 행사 지원에 시간이 쓰이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관리자와 지휘관들이 임무 수행 대신 장관의 펄프 픽션 대사를 들으러 가고 있다"며 작전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와 교황 레오 14세의 갈등 국면 속에서 터져 나와 더 주목을 받았는데, 대이란 전쟁을 비판한 레오 14세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맹비난을 퍼부으면서 미국 내 보수 기독교계 반발도 거세지는 상황입니다.

(취재 : 김민, 영상편집 : 이다인, 디자인 : 이희문,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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