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현지 시간 12일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선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온 이란에 맞서, 이란의 원유 등 수출을 차단하는 역(逆) 봉쇄에 나서며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21시간에 걸친 양국 간 첫 종전 협상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 속에 결렬된 가운데 휴전 이후 양측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나온 첫 메시지였습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봉쇄 조치가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이란이 전쟁 기간 자국산 원유 수출과 해협 통행료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온 점을 겨냥, 주요 수입원을 차단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를 통해 오는 21일까지 남은 휴전 기간 이란의 자금줄을 조여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유도하는 한편, 종전협상 구도를 미국에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이 그간 호르무즈 봉쇄 위협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온 흐름을 차단하고, 오히려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확보해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중부사령부는 다만 "이란 항구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란과 거래하지 않는 국가들의 선박에 대해선 해협 통과를 허용함으로써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이란 이외의 제3국을 오가는 선박들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 데 대한 두려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해 보입니다.
중부사령부는 봉쇄 조치 시작 전에 상선 선원들에게 추가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오만만 및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모든 선원에게 운항 시 '선원 공지' 방송을 주시하고 교신 채널을 통해 미 해군과 연락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해상 봉쇄를 시도하면 강력한 군사적 보복을 하겠다고 이날 경고했습니다.
혁명수비대 매체인 세파뉴스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면서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혁명수비대는 또 모든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해 대응하겠다고 밝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미-이란 간 휴전 합의가 중대 기로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악의 경우 미군과 이란군이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 충돌을 하게 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