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공개한 이란 호위함 격침 장면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세계 주요 에너지 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한 달 넘게 진행된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의 재래식 해군력에 큰 타격을 입혔지만, 이란은 주력 함대가 사실상 괴멸된 상황에서도 소형 쾌속정과 드론만으로 해협 통행을 충분히 위협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정규 해군은 이번 전쟁에서 호위함을 비롯한 주력 전투함 상당수를 잃었습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6일 미군이 이란 함정을 155척 넘게 격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지난달 4일 호위함 '데나'호가 미국 잠수함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하는 등 개전 초반에 대형 군함을 대부분 잃었습니다.
군사 정보기업 제인스의 분석가 알렉스 파페는 이란 해군이 지금까지 호위함 7척 중 6척, 초계함 2척 전부, 재래식 잠수함 3척 중 1척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정규 해군이 무력화됐지만, 이란은 혁명수비대의 자체 해군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는 상선을 위협하며 봉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항로에서 상선을 괴롭히는 데 특화된 소형 보트를 여전히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형 보트는 숫자가 많은 데다 크기가 큰 재래식 함정에 비해 위성으로 탐지하기 힘들어 미국이 전부 파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페르시아만에서 영국 해군 장교로 복무했던 크리스 롱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암벽이 많은 해안에 구축한 지하 시설에 소형 공격정 수백 척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공격정과 스피드보트의 60% 이상이 건재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로버트 하워드 해군 예비역 중장은 "이란은 해군 역량의 80%에서 90%를 잃었다"면서도 "마지막 10%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1988년 4월 미국과의 무력 충돌에서 하루 만에 해군 함정 상당수를 잃은 뒤로 군사교리를 바꿔 지금과 같은 혁명수비대 함대를 만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습니다.
이란의 기뢰 위협도 해협 통행 정상화를 막는 요인입니다.
이란이 실제로 기뢰를 얼마만큼 설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일각에서는 위협 전술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있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해협 통과를 시도할 상선은 많지 않습니다.
페르시아만에 갇힌 한 중국계 선원은 자기 선장이 해협을 통과하라는 선주의 지시를 두차례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해협 내 기뢰를 제거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해협에 진입했다가 이들을 감시하던 이란 드론을 파괴하고 일단 돌아갔는데, 미국은 중동 지역에 기뢰를 제거할 수 있는 함정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제거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