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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머릿돌 글씨 이어…친일파가 은밀히 보관했나

김은진 에디터

입력 : 2026.04.11 17:47|수정 : 2026.04.11 21:33

"지배 정당화하는 굴욕적 문구" vs "정치적 의도 없는 시"


▲ 엽서에 담긴 안중근 의사와 이토 히로부미 (자료화면)

조선 국권 침탈에 앞장섰던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로 추정되는 글씨가 한국에서 발견됐다고 현지 시간 11일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 글씨를 공개한 한국의 전직 국회의원은 대한제국 궁내부에서 일했던 한국인 남성의 후손이 보관해 오던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후손은 올해 1월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전직 의원에게 작품을 양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궁내부 직원이 이 글씨를 소장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은 이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이 맞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글씨를 쓴 시기와 구체적인 배경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교도통신은 이전 소유자가 친일파로 비난받을 것을 우려해 오랫동안 이 작품을 은밀히 보관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작품에는 '지는 꽃잎이 지면에 가득 떨어지고 봄비와 조화를 이뤄 아름답구나'라는 뜻의 한시 문구 '여화낙처만지화연우(餘花落處滿地和烟雨)'가 적혀 있습니다.

이 문구를 두고 한국 전문가는 일본이라는 꽃이 조선 땅에 쏟아지는 모습을 묘사해 지배를 정당화한 굴욕적인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일본의 한 연구자는 단순히 벚꽃과 봄비의 조화를 노래한 것이며 정치적 의도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이토의 글씨가 한국에서 여러 차례 확인됐지만 침략의 원흉이라는 인상 때문에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지난 2020년에는 한국은행 본관 머릿돌 글씨가 이토의 친필로 판명되면서 철거 논란이 일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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