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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은 K-방산 쇼케이스…세계 무기 시장 주역으로"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04.02 16:28|수정 : 2026.04.02 16:28


▲ 천궁-Ⅱ

이란 전쟁을 계기로 저력을 입증한 K-방산에 세계 유력 매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한국 방산업계의 힘을 보여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의 실적과 장점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국산 방공 시스템 '천궁-Ⅱ'는 이번 전쟁 전까지 한 번도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지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요격 목표로 삼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30기 중 29기를 격추하면서 국내외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NYT는 이처럼 '천궁-Ⅱ'의 강력한 데뷔는 한국 방산업체들이 세계 무기 시장에서 중요한 참가자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습니다.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유럽의 방공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면서부터입니다.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등 미국의 대형 방산업체들은 이미 생산 능력을 거의 '풀가동'하는 상황이어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한국 업체들로 눈을 돌렸다는 것입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리 맥긴은 NYT에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 시장에 분명한 기회가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그 틈을 메우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NYT도 한국산 무기의 장점으로 미국산 무기보다 덜 비싸면서 훨씬 더 빠르게 인도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또 다른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코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천궁-Ⅱ' 요격미사일 가격은 100만 달러 정도로 패트리엇 PAC-3(약 400만 달러)의 4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이밖에 한국 기업들이 자사 지식재산 보호에 혈안이 된 미국 기업들과 달리 해외 무기 공장 건설과 제조 지식 공유를 꺼리지 않는 점도 매력 포인트라고 그리코 선임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미사일은 물론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한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방공망 강화에 나서면서 '천궁-Ⅱ' 제조사인 LIG넥스원의 매출은 최근 몇 년간 몇 배로 뛰었고, UAE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도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천무' 다연장 로켓을 만들고 '천궁-Ⅱ' 부품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스페인 자주포 시스템 개발 지원에 합의했고, 루마니아에는 장갑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 발발 후 첫 한 달 동안 LIG넥스원 주가는 45% 가까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12% 가까이 각각 오를 정도로 투자자들의 반응도 열광적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대형 방산업체들은 전쟁 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는데도 자사 무기들이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이라며 경쟁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NYT는 한국이 방산 역량을 갖추게 된 것은 1970년대 북한의 위협과 주한미군 철수 결정에 직면한 당시 정부의 결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재벌 기업들을 동원해 방위산업 구축에 나섰고, 이들 기업이 수익성 좋은 민간 중공업 장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방산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서방 기업들은 수직 통합된 한국 대기업들의 생산 속도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국내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방산 기업들은 냉전 종식 후 들쑥날쑥한 무기 발주 탓에 새 공장 투자에 소극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국 방산기업들에 생산능력 강화를 촉구하면서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이 이에 부응하는 메시지를 냈지만,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의 생산 속도 제고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NYT에 따르면 미 아칸소주의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PAC-3 요격미사일을 조립하는 데 6주밖에 안 걸리지만, 그 전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확보하려면 약 3년이 소요됩니다.

미국 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미 국방부는 앞서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주문한 스위스에 '우크라이나 공급이 우선이어서 몇 년 지연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 올해 2월 우르스 로허 스위스 국방조달청장이 처음으로 서울을 공식 방문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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