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대학교
고졸 학력의 중국인 유학생 100여 명이 광주 지역 사립대학교인 호남대학교에서 어학연수 중 십수 년 전 문을 닫은 미국 대학의 졸업장으로 대학에 편입한 정황이 관계 당국에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유학생을 대거 유치한 호남대 측은 서류의 진위를 판별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우리도 미처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오늘(2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출입국관리법 위반 의혹을 받는 호남대 유학생 112명은 중국 현지 고등학교 졸업 학력의 어학연수생 자격(D-4·일반연수 비자)으로 지난해 3월 입국했습니다.
호남대 부설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이들은 입국 5개월 후인 지난해 8월 미국 대학 학위증을 첨부해 유학(D-2) 비자로 체류 자격 변경을 신청해 대학에 편입했습니다.
해외 대학의 학위를 소지한 유학생이 호남대에 편입해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1∼2년 만에 호남대에서도 졸업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체류 기간도 기존의 D-4 비자는 통상 6개월에 최장 2년인데 반해 호남대 편입을 위해 신청한 D-2 비자는 학업을 마칠 때까지 연장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출입국 당국의 검토 결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위증을 제출한 미국 대학은 2000년대 중후반에 인가가 취소된 곳이었습니다.
법무부 당국은 규모를 따져봤을 때 단순한 행정적 착오나 실수가 아니라고 판단, 지난 1월 호남대 대학본부와 국제 교류 담당자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주요 조사 대상인 유학생들은 학교 압수수색 직후 한꺼번에 중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이들 유학생은 새 학기가 개강하고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국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를 확대했고, 기존에 편입한 중국인 유학생 5명을 추가로 적발했습니다.
기초적인 조사를 마친 출입국 당국은 해당 5명의 비자를 취소하고 강제 출국 명령을 내렸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마주한 호남대는 학생들의 서류를 단순 취합해 당국에 제출했을 뿐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서류를 검증한 권한과 책임이 대학에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출입국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특정 시점에 중국으로 돌아간 상황을 두고는 방학을 맞아 집에 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호남대 관계자는 "학생들 또한 미국의 공인 교육기관을 사칭한 이들로부터 속았을 가능성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학교도 이번 사안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1978년 전문대학으로 설립된 호남대는 1981년 4년제로 승격, 2000년대 중반부터 공자아카데미 개설 등 중국과의 교류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