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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게 가능해? 또 포착된 '쇼킹'한 장면
남북을 통틀어서 지금 또래 중에 아마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사람을 꼽으라면 이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 얘기입니다. 지난달 20일에 조선중앙TV에서 눈을 의심하게 할 만한 영상이 공개가 됐습니다. 북한이 최신형이라고 선전하는 천마-20이라는 이름의 탱크가 등장했는데요. 조종석에 얼굴 빼꼼히 내놓고 있는 사람, 자세히 보시면 다름 아닌 김주애입니다. 아버지인 김정은이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손으로 이쪽으로 가라, 마치 이렇게 지시한 것처럼 보이죠. 그러니까 잠시 뒤에 탱크가 그쪽을 향해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김정은 말고도 또 탱크 위에 올라탄 사람, 리영길 총참모장, 우리로 치면 합참의장 격인데요. 북한에서 아무리 최고위급 군 지도부라고 하더라도 주애가 모는 탱크 위에서 이렇게 좀 모양 빠지게 수행을 해야 하는 건 피하기가 굉장히 어려워 보이죠. 지난달 19일 북한이 실시한 보병 탱크병 합동 공격훈련 중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주애의 탱크 모는 영상을 한 30초 가량 편집을 해서 보여줬습니다. 천마-20이 테슬라도 아니고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군사 전문가들이 얘기를 하니까요. 직접 운전을 한 걸로 봐야겠죠. 속도를 아주 내거나 한 건 아닌 것 같고요. 장시간 몰지는 않았던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 들죠, 우리로선.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지금 내부적으로 김주애가 2013년생인 걸로 추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럼 나이가 이제 겨우 13살입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전쟁할 때 소년병들이 물론 등장을 하기는 했지만요. 탱크 모는 13살 소녀는 이건 세계적으로 뒤져봐도 쉽게 사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2. 알고 보니 김정은도?
거슬러 올라가면 김정은도 집권을 하기 전부터 탱크를 몬 적이 있습니다. 김정일 사후인 2012년 초에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를 통해서 김정은이 그 전에 탱크를 몰았던 장면이 공개가 됐었는데요, 이 장면입니다. 당시에 105탱크사단 훈련에서 김정은이 포사격을 했다고 북한이 얘기를 했는데,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딱 쓰러지고 나서 북한 내부적으로 후계 작업에 속도가 붙었을 때입니다.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김주애가 탱크를 모는 장면을 보면 김정은이 후계자 내정 시절에 탱크를 몰았던 게 연상이 되는 거죠. 김정은만 해도 정부가 84년생으로 보니까요. 시점으로 보면 20대 중반이었습니다. 김주애는 후계자로 내정된 단계라는 게 우리 정보당국의 판단입니다. 이걸 감안해서 군사 지식을 쌓게 하는 조기 교육 차원이라고 본다고 치더라도 10살을 겨우 넘긴 어린이가 탱크를 모는 장면 아무래도 역시나 쇼킹합니다.
3. "김정은, 3살 때 명사수에 운전까지"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군사적 능력에 대해서 누가 들어도 믿기 어려울 만한 선전을 한 전례는 과거 여러 번 있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대장은 16살 때에 조국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끄신 수령님의 탁월한 영군술과 불멸의 업적에 대한 논문을 집필하였는데 다른 사람들 같으면 그 나이에 논문을 쓸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입니다.]
2015년에 공개된 북한 동요를 가지고 와봤는데요. '김정은 원수님 명사수이지요'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가사가 아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작은 목표물에 어린 시절 원수님은 명중했지요" 가사 속 나이는 불분명한데요. 북한은 교사들에게 배포한 교수 참고서에다가 김정은이 3살 때 벌써 총을 쏴서 세상 사람들을 경탄하게 했다, 이런 내용을 싣기도 했습니다. 이 참고서는 또 김정은이 3살에 자동차 운전을 했다고 주장을 했는데 탈북민 단체를 통해서 내용이 알려졌죠. 김주애가 실제로 후계자로 공식 지정될지 나중에 어떤 지위에 오를지 아직은 나이도 어리고 예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걸 일단은 전제로 한 상태에서요. 북한이 김주애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우상화를 하려는 건지, 북한 매체가 구체적으로 지금 드러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내부에서 우상화가 시도되는 정황들은 이미 조금씩 감지가 되는 중입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탈북민 증언을 들어봤더니, 2024년 시점에 김주애가 '콤퓨터 천재'다, 핵무력 건설에 동참하고 있다,이런 선전을 다른 사람도 아닌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내부적으로 진행을 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한테 무슨 장군이냐, 혹시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김정일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의 회고록을 보면요. 10살 되기 전에 김정은에 대해서 이미 작은 장군이라고 불렀다 이런 기록들이 있습니다.
4. 김주애, 우상화 움직임?
시간을 돌려서 2022년 11월 김주애가 처음 등장했을 때로 다시 한번 가보죠. 처음엔 빨간 구두를 신고 어린아이 티가 아주 역력하게 나는 상태였습니다. ICBM 화성-17 발사 현장에 나와서 이걸 본 거기는 하지만 모습만 보면 마치 아빠 일터에 놀러 온 영락없는 아이 같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군사 훈련하는 데 와서 직접 탱크도 몰고 또 다른 현장에선 다른 당군 간부들 하듯이 총도 쏘고 한다는 거죠. 심지어 북한 매체는 김주애가 단독으로 총 쏘는 장면까지 지면에 배치를 해서 공개를 했습니다. 숙모인 김여정은 여러 명 총 쏘는 사람들 중에 하나로 배치됐으니까 위상 차이 확실하게 드러났습니다. 김주애가 지금 하는 일련의 군사적 행보들, 이게 또 나중에 우상화의 근거로 활용되는 건 아닌지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김정은도 한때는 말도 안 되는 선전은 좀 하지 말아라라고 지시한 적이 있기도 했습니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노딜 직후에 위대성을 부각시킨다고 하면서 수령 활동을 신비화하면, 진실성을 가린다, 이렇게 선전선동 분야 일꾼들한테 서한을 보냈던 거죠. 그랬더니, 이듬해 노동신문이 축지법 비결이라는 기사를 별도로 또 냈습니다. 사람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 땅을 주름잡듯이 다니는 것 이거는 애초에 없다 이례적으로 이런 설명을 했어요. 과도한 우상화를 자제하고 현실적인 지도자상을 좀 만드는 거 아니냐 이런 관측도 당시에 좀 나왔었는데 최근 북한이 김정은에 대해서 묘사하는 거라든가 주애가 탱크 모는 거나 총 쏘는 걸 공개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다시 좀 무리한 선전으로 방향이 전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도 그들 나름대로 이른바 정상 국가로 보이기 위해서 또 국제적 기준에 너무 뒤떨어진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는 있습니다. 우리 총선 격인 대의원 선거에서 반대표가 나왔다고 얘기한다거나 물론 1%도 안 되지만요. 서방이 한다는 경찰 제도를 도입한다거나 여러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죠. 하지만, 어린 김주애가 탱크를 몰고 이걸 또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또 샛별 여장군이라고 내부에서 부르는 움직임들 이런 것들이 계속 포착이 된다면 어떤 노력도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다는 건 당연한 결론일 겁니다.
(취재 : 김아영, 구성 : 신희숙, 영상편집 : 나홍희,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