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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복무 대신 농어촌의 보건소, 보건지소에서 일하는 의사를 공중보건의사라고 합니다. 의료 취약 지역에선 한줄기 빛 같은 존재였는데, 이런 공보의들이 이번 달 대거 이탈하게 됩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진 의문입니다.
먼저 한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남 김해시 생림면.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일흔한 살 신광식 씨 집엔 약 봉투가 수북합니다.
신 씨에겐 집에서 600m 떨어진 보건지소가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는데, 마지막 남은 공보의가 떠난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섭니다.
[신광식/생림면 주민 : (보건지소에) 가면은 집보다 거기가 더 편하고 잘해주니까, 하지만 이제 그렇게 혜택을 주시다가 갑자기 안 된다….]
3,300여 명이 거주하는 면에는 의원이 단 한 곳도 없는데 보건지소 입구에는 이렇게 4월부터 공중보건의 수급 부족으로 진료가 불가하다는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이곳의 공보의는 인근 지역의 주민들까지 진료를 해 왔습니다.
[김윤호/생림면 보건지소 이용 : 버스 기다리면 2시간, 3시간 기다려야 시내 나가고 하니까 아주 불편이 많아서 (주민들이) 지금 서로 걱정을, 서로 물어보고. 이제 완전 캄캄하니, 막 그냥 암흑이죠.]
군 복무 대신 3년간 대체 복무를 하는 공보의는 매년 4월에 전역하고 신규 충원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현역 복무 기간이 공보의 종사 기간의 절반에 불과한 데다, 현역 병장 월급도 올라 공보의 급여와 별반 차이가 안 나다 보니, 최근 5년 새 공보의 종사를 택한 의사가 3배 넘게 줄었습니다.
[배 모 씨/공보의 : 현역병 자체가 너무 장점이, 사실 좋다 보니까, 이제는. (복무를) 빨리하고 나올 수 있는 게, 아무래도 사실 그게 1번인 것 같고요.]
올해 전국의 보건지소 5곳 중 4곳은 공보의가 1명도 없을 전망인데, 지자체에서 연봉 2억 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부는 화상 장비로 민간 병원 의료진 진료를 받는 '원격 협진', 보건소 의료진과 영상 통화를 하는 '비대면 진료' 등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김은화/생림면 보건지소 간호직 직원 : 어르신들이 심각한 뇌졸중이나 이런 사인들을 이렇게 잘 모르고 그냥 '체해서 왔다' 이런 경우들이 많거든요. 저희도 사실은 의사가 아니니까, 100% 구분이 안 되는데 화면으로 봐서는 더 안 될 것 같고….]
가뜩이나 부실한 지역 의료가 공보의 대거 이탈로 더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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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를 취재한 한성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공보의 부족 문제, 매년 심화?
[한성희 기자 : 네, 앞서 지적한 대로 공보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인데, 올해 새로 편입되는 공보의는 98명으로, 지난해 대비 60.8% 줄었고요, 이렇다 보니 전체 공보의 숫자도 올해 593명으로 지난해보다 37.2% 감소했습니다. 제가 김해시 생림면에서 취재한 공보의, 그러니까 이번 달 보건지소를 그만두는 공보의는 전역을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배치되는 사례였습니다. 생림면보다 더 열악한 지역으로 보내지는 건데, 공보의가 부족하다 보니 그 영향이 연쇄적으로 다른 지역에 미치고 있는 겁니다.]
Q. 공보의 급감, 정부 대책은?
[한성희 기자 : 정부는 현재 500곳 넘는 보건지소 가운데 150여 곳에는 의사인 공보의 대신 간호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간호사들은 보건지소보다 더 외진 곳에서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으로 어르신들 건강을 책임져 온 인력입니다. 그럼 간호사의 빈자리는 누가 채우느냐의 문제가 있고요. 또 보건지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대부분은 '물리치료'를 받으러 오는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물리치료는 현행법상 의사 처방이 필수적이라, 간호사 배치로 대체될지는 의문입니다. 어제(31일) 발표된 정부 추경안에는, 공보의 급감에 따른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진료 인력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국방부와 복지부는 또, 공보의 복무 기간을 기존의 3분의 2인 24개월로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