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4·3 평화공원
제주도가 4·3 역사 왜곡 논란 비석을 철거하는 대신 4·3평화공원으로 옮기고 그 옆에 객관적 사실을 담은 안내판을 나란히 세웠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운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 4·3희생자유족회는 오늘 함병선 공적비와 군경 공적비·충혼비를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으로 이설하고 그 옆에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4·3 당시 민간인 강경 진압을 주도한 박진경 대령 추도비 옆에 첫 번째 안내판을 설치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입니다.
함병선 공적비는 1949년 6월 '제주도치안수습대책위원회 남제주군지회' 명의로 세워져 제주시 오등동 특수전사령부 훈련장 내에 있던 것입니다.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함병선은 제2연대장으로 부임한 뒤 1949년 1월 조천면 북촌리 주민 400명가량의 집단 학살을 주도했고, 두 차례 군법회의 최고지휘관으로서 재판 절차 없이 수많은 민간인을 처벌했습니다.
이 비석에 대해 4·3유족회 등 4·3 단체들은 "학살의 역사가 여전히 남아있는 제주 섬에 이런 추모비가 존재한다는 것은 4·3 왜곡의 또다른 증거"라며 올바른 안내판 설치를 요구해 왔습니다.
함께 이설된 군경 공적비·충혼비는 제주지방기상청 부지에 방치돼 있던 것입니다.
1949년 8월 세워진 공적비는 제2연대 장병과 경찰대원, 대한청년단, 민보단의 활동 성과를 기리는 내용입니다.
그 이듬해 건립된 충혼비는 군경과 우익단체 희생자 860여 명을 추모하는 비석입니다.
제주도는 4·3 역사왜곡 대응 자문단 논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 비석들을 4·3평화공원으로 이설하고, 위와 같은 사실들을 안내판에 적시했습니다.
오늘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임문철 4·3평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4·3유족회장 등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에서는 4·3영령에 대한 묵념과 경과보고에 이어 김수열 시인이 4·3의 비극을 어미 잃은 병아리에 빗댄 시 '죽은 병아리를 위하여'를 낭송했습니다.
도는 자문단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경찰지서 옛터 표지석 등 4·3 역사 왜곡 논란 시설물에 대한 안내판 설치 또는 이설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