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공망 뚫고 핵시설 있는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시 공격한 이란 미사일
지난 21일 이스라엘 남부 도시 디모나와 아라드에는 이스라엘의 다층 방어망을 뚫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잇따라 떨어져 2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다쳤습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가장 멀리서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정확히 쏘아 맞힐 수 있는 애로3 방공미사일을 아끼려고 이보다 사거리가 짧지만 상대적으로 싼 다비즈슬링(David's Sling·다윗의 돌팔매)을 대신 사용하다가 방어에 실패했습니다.
이처럼 한 달째 계속되는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요격미사일 재고 압박을 받게 되면서 이란이 쏜 미사일들이 철통같은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을 뚫는 사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란과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최근 방공 무기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서 최고 성능 요격미사일을 아껴 쓰는 경향을 보인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촘촘하게 구축된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은 '아이언돔'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사실 '아이언돔'은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이스라엘의 전체 방공 체계를 '아이언돔'으로 부르는 것은 엄밀히는 틀린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은 원거리 요격 능력을 기준으로 애로3(사거리 2천400㎞), 다비드슬링(300㎞), 애로2(70㎞), 아이언돔(70㎞)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지구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애로3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 미사일로 통합니다.
다음으로 다비드슬링과 애로2는 중·단거리 미사일 요격에, 한발당 단가가 수만달러 수준으로 가성비가 가장 좋은 아이언돔은 정밀도가 낮은 단거리 로켓의 벌떼식 공격에 맞서는 데 각각 쓰입니다.
WSJ은 최상급 요격미사일인 애로3를 대거 쓰던 이스라엘이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다른 요격미사일을 쓰는 결정을 한 것을 두고 대량 생산된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에 맞서 비싸고, 생산이 어려운 무기를 빠르게 소진하는 바람에 겪는 이스라엘군이 받는 압박 상황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개전 이후 대대적 공습을 통해 이란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상당 부분 무력화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여전히 미사일과 드론 전력 일부를 보전하면서 계속해서 반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전쟁은 이란의 공격 미사일이 먼저 떨어지느냐, 이에 맞선 이스라엘과 미군의 방공 자원이 먼저 떨어지느냐를 겨루는 소모전의 성격을 띠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란은 지난달 오늘(28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에 400발이 넘는 미사일을 쏘고 수백대의 드론을 날려 보냈습니다.
게다가 이란이 '제2전선' 형성 전략에 호응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전쟁에 가세해 매일 이스라엘에 로켓과 드론 등을 발사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방공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작년 6월 벌어진 '12일 전쟁' 때도 이스라엘은 이란의 파상적인 '물량 공세'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애로, 다비즈슬링, 아이언돔 등을 총동원했지만 이란의 미사일, 드론 공세가 거세지면서 방공망 일부가 뚫렸습니다.
이에 당시 이란 미사일 50발이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떨어져 28명이 사망했습니다.
미국 비영리기구 미사일방어지지동맹(MDAA) 소속의 이스라엘 미사일 전문가 탈 인바르는 "모든 요격미사일의 수량은 유한하다"며 "전투가 계속될수록 그 수량은 줄어들기에 무엇을 쓸지 더 신중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