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오해해 이웃 주민을 마구 때려 살해하려 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전고법 제1-2형사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72세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형 집행이 종료된 뒤 5년간 받게 될 보호관찰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A 씨는 지난해 5월 9일 대전의 한 공동주택에서 67세 이웃 주민 B 씨의 머리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평소 B 씨가 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오해해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건 한 달 전쯤 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B 씨 집에서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는데도 A 씨는 B 씨 때문에 이명 현상이 생겼다고 의심해왔습니다.
그러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B 씨에게 격분해 마구 때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다른 주민이 제지해 생명은 구했지만, B씨는 약 3주 동안 의식 불명 상태에 있다가 깨어나는 등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독단적으로 생각해 우연히 만난 피해자를 수십회에 걸쳐 구타했으며, 응급조치가 늦었으면 최악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매우 심한 유형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아주 큰 피해가 발생한 점,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제출된 증거에 비춰 심신장애 주장도 인정할 수 없으며, 피해자의 위중한 상태와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형을 변경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