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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공간에 피어난 음악…윤이상과 양혜규

이주상 기자

입력 : 2026.03.25 12:27|수정 : 2026.03.2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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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미술가 양혜규가 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LA현대미술관에서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을 주제로 전시회를 하고, LA필하모닉은 윤이상 연주회를 동시에 열었습니다.

이주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양혜규: 엇갈린 랑데부 / 8월 2일까지 / LA 현대미술관]

블라인드는 무언가를 감추고 가리는 '폐쇄성'을 띠고 있지만, 동시에 빛을 받아들이고 바람에 흔들리는 '개방성' 역시 갖고 있습니다.

양혜규 작가는 그 격자무늬 블라인드 구조를 통해 작곡가 윤이상이 처했던 암울했던 현실과 이를 뚫고 나오는 음악적 생명력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윤이상의 악보를 공간에 3차원으로 구현한 겁니다.

[양혜규/작가 :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곡을 이해하고, 또 시대별로 작가의 작품 활동을 좀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블라인드의 숲 사이를 지나며, 블라인드 날들이 마치 현악기의 줄처럼 공명을 일으키면, 한국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활동했던 두 예술가의 연결 고리가 선명해집니다.

새롭게 설치된 양혜규의 블라인드는 윤이상의 곡 이중협주곡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양혜규/작가 : 미술관에 와서 작품을 보고, 녹음으로 된 윤이상의 음악을 듣고, 길을 건너서 공연장으로 이동해서 윤이상의 음악을 이중 협주곡을 라이브로 듣게 되어 있어요.]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오보에와 부드럽고 유연한 하프는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견우와 직녀를 음악적 상징입니다.

한국계 캐나다인 지휘지 이얼은 오작교의 만남을 음악적 내용뿐 아니라 연주의 형식적 측면에서도 구현했습니다.

[이얼/지휘자 : 까치들이 다리를 놔주는 그런 연상을 하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연주자들이 따로 떨어져 있다가 이렇게 앞으로 같이 와서 연주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하프와 오보에가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재회를 기원하듯, 블라인드의 딱딱한 격자 구조에 부드러운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영상제공 : MBC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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