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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트럼프 변덕…"이란 전쟁에선 '타코' 못할 것"

조제행 기자

입력 : 2026.03.24 16:20|수정 : 2026.03.24 16:48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을 끝내고자 하더라도 실제 출구전략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나왔습니다.

미 CNN 방송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예고와 달리 이란 발전소 공격을 전격 보류한 것과 관련, "문제는 대통령이 종전을 원하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종전이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전환이 또다른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 행보인지는 당장 중요한 게 아니며, "그가 이란에서는 물러서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문제"라는 진단입니다.

CNN은 "전쟁은 '불법 관세'처럼 대통령의 기분에 맞춰서 마음대로 멈췄다 시작했다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방식이 페르시아만에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CNN은 우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가능성에 대해 "전쟁 이전에도 이미 극도로 급진적이었던 정권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겪은 뒤에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유보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어 "실제로 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누가 이란을 대표해 협상에 나설지는 불분명하다"며 "이미 핵심 인물들을 잃은 이란 정권은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만약 혁명수비대가 현 정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면 이전보다 더욱 강경한 노선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은 비교적 온건한 이란 당국자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타협에 반대하는 더욱 급진적인 인물들과 마주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중동에서 철수하는 경우에도 "이는 대통령이 전쟁을 정당화해온 일관된 명분을 약화시키는 일"이라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확보하지 않고 전쟁을 끝내는 것은 이란이 언젠가 핵무기 개발 경쟁에 뛰어들도록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를 안정시키고 중동 내 병력 집결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가 이란 발전소 공격을 중단하기로 한 5일간의 유예 기간을 깨더라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내 지상군 파병을 결정할 경우 "이는 그가 반대했던 '끝없는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정치적 루비콘강(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은 중동 지역 외교장관들의 중재에 따른 결과였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터키·파키스탄 외무장관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새벽 사우디 리야드에서 이란 전쟁의 외교적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이집트 정보 당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측과 직접적인 대화 채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미국 측에 '5일간의 적대행위 중단'을 제안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글로벌은 미국이 전쟁 종식 목표일을 4월 9일로 정했으며, 이에 따라 약 21일 동안 전투와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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