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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줄이고 휴대폰 충전은 낮에만?…"협조해야" vs "구시대적"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3.24 14:48|수정 : 2026.03.24 14:48


▲ 지난 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오늘(24일) 정부가 발표한 '범국가적 에너지 절감 캠페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정부 방침을 따르겠다"는 반응과 "구시대적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함께 나왔습니다.

'샤워 시간 줄이기'와 '전기차·휴대전화 낮 시간대 충전', '세탁기·청소기 주말 사용' 등이 포함된 에너지 절약 국민 행동 요령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홍 모(43) 씨는 "보통은 밤에 자는 동안 충전된 휴대전화를 낮에 사용하지 않느냐"며 "일반 사람들의 생활을 잘 모르시는 분이 생각한 내용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직장인 류 모(29) 씨도 "중동 사태가 국제적 위기인 건 알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더 줄일 구석이 있나 싶기도 하다"며 "대중교통 이용이나 조명 절약 같은 건 너무 당연해서 이미 하고 있는 일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에너지 안보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한다며 정부의 시책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절약을 실천하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직장인 김 모(53) 씨는 "우리 세대는 젊을 때 IMF(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나라가 어려우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금 모으기 운동까지는 못해도 절약 정도는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마포구 아현동 경로당에서 만난 주부 임 모(74) 씨도 "얼마나 상황이 심각하면 정부가 샤워 시간까지 줄이라고 하겠느냐"며 "남편이 (자가용을) 운전해서 마트까지 가곤 하는데 지하철을 타고 다녀와야겠다"고 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강화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장 모(32) 씨는 "지금도 5부제가 적용되고 있어 큰 차이는 없겠지만 국가적 위기라면 민간도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공기관에만 의무를 부과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한 경찰공무원도 "현재는 5부제 위반자에게 '벌 당직'(계도성 당직)을 세우고 있는데 강화하더라도 직원들의 호응이 우선돼야 효과가 클 것"이라며 "당장 청사 방호원들이 민원인을 막는다고 해서 말을 듣겠느냐"고 했습니다.

택시기사인 60대 황 모 씨는 "에너지 수요 절감이라는 취지만 생각하면 민간에서도 5부제를 실시하는 게 확실히 효과는 클 것"이라면서도 "택시나 버스기사가 아니더라도 자동차가 이미 생계 수단이 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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