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배치된 ICE 요원
미국 국토안보부(DHS) 셧다운 여파로 혼잡도가 치솟은 미국 주요 공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DHS는 23일(현지 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민주당이 계속 우리 항공 여행의 안전, 신뢰성, 편의성을 위기에 빠트리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 명의 ICE 요원들을 부정적 영향을 받는 공항들에 배치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는 우리 하늘을 안전하게 지키고 항공 여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통안전국(TSA) 노력을 개선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ICE 요원들이 일부 공항에 배치돼 보안 검색 업무 지원을 시작했다고 DHS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ICE 요원뿐 아니라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도 함께 배치됐으며, 이들이 배치된 공항은 애틀랜타, 뉴욕 JFK, 클리블랜드, 피츠버그, 피닉스, 포트마이어스 등 14곳입니다.
DHS 측은 작전 보안상의 이유로 각 공항에 배치된 ICE 요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ICE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불법 이민자 초강경 단속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조직입니다.
민주당은 올해 초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을 포함한 연방 요원들의 총격에 미국 시민 2명이 잇따라 숨지고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ICE 요원들이 단속 시 마스크를 벗고 보디캠을 착용하며 무작위 검문 및 영장 없는 수색·체포를 중단하는 내용의 개혁을 요구하며 DHS 예산 통과를 저지해 왔습니다.
결국 지난달 14일부터 DHS는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에 들어갔고, 최근 들어 공항에서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TSA 요원 수백 명이 무급 업무를 견디다 못해 퇴직하자 주요 공항에서 검색 대기 줄이 길어져 승객들이 탑승 시간을 놓치는 등 불편이 이어졌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공항 당국은 승객들에게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최소 4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공항 ICE 요원 투입' 예고는 민주당을 향한 DHS 예산 처리 및 셧다운 해소 압박으로 해석됐습니다.
ICE 요원들은 공항에서 이민 단속 업무가 아닌 보안 검색 업무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오전부터 애틀랜타 공항에서 ICE 요원들이 목격됐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ICE 요원 투입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척 슈머 연방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ICE) 요원들은 공항에 익숙하지 않다"며 "ICE가 TSA 직원 일을 하는 것은 공항을 안전하게 만들지 못한다. 이들이 공항 보안 업무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ICE 요원에게 공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ICE 요원들이 대부분 졸린 조 바이든과 그의 훌륭한 '국경 차르' 카멀라 해리스(그녀는 국경에 가본 적도 없다)의 완전히 미친 국경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도록 허용한 상습범들을 수색하고 다룰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공항 등에서 민주당이 초래한 혼란을 수습하는 것을 도울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파격적인 결정이 한 보수 성향 라디오에서 시작됐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CNN 방송은 공항에 ICE 요원을 보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의 출처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자의 발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라디오 프로그램 '클래이 트래비스 앤드 벅 섹스턴 쇼'에 애리조나에 사는 린다라고 밝힌 한 청취자가 "TSA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알고 있다. ICE 요원을 보내면 된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이날 밤 공동 진행자인 트래비스가 폭스뉴스 '제시 워터스 프라임타임'에 출연해 이 아이디어를 전했고, 다음 날인 21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ICE 요원을 공항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클래이 트래비스 앤드 벅 섹스턴 쇼' 측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린다가 멋진 아이디어를 냈고, 클레이가 폭스에서 이를 이야기했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조언을 받아들였다"며 자화자찬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아이디어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