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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점심 덮친 비극…"아비규환" 몸부림 흔적

안희재 기자

입력 : 2026.03.21 20:11|수정 : 2026.03.2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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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끝내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현장은 처참하기만 합니다. 거센 불길에 건물 구조 자체가 힘없이 무너지면서 큰 사상자를 냈습니다.

현장에 남은 참사의 흔적들은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장 지붕 한가운데가 폭격을 맞은 듯 무너져 내렸습니다.

쏟아져 내린 철골 구조물 사이로 발 디딜 틈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건물 사이 연결 통로는 힘없이 기울어졌고, 새까맣게 타버린 차량들이 옥상에 나란히 서 있습니다.

단비 같은 금요일 점심시간이었을 겁니다.

예고 없이 덮쳐온 화마는 그들과 그들의 일터를 이렇게 순식간에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곡선 모양으로 내려앉아 버린 건물, 마지막 실종자 3명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된 동입니다.

건물 옆면에는 짓눌린 듯 골조가 튀어나왔습니다.

10시간 반 만에 꺼진 불길에 공장 전체가 폐허가 될 동안 화염을 피해 빠져나간 직원들의 몸부림은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숨 막히는 유독가스 속 탈출로가 된 이 창문 아래에는 보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미처 다 이용하지 못한 구조용 사다리가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이형우/목격자 : 2층에 매달려서, 아비규환 그 자체였습니다. 꿈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현실성 없는 화재라서….]

담벼락 너머 옆 건물에도 긴박했던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하루가 꼬박 지났지만, 여전히 강렬한 열기에,

[아직 되게 뜨겁습니다. (뜨거워.)]

냉장고와 간이 벽은 녹아내렸고 검은 재가 가득 쌓였습니다.

[윤길영/화재 공장 인근 업체 대표 : 점심을 좀 늦게 해서 간식을 먹으려고 준비했다가, 연기가 막 새카맣게 올라와 있더라고요. 납품해야 할 게 다 (피해를 봤습니다.)]

충격적인 소식에 어젯밤(20일) 한걸음에 달려온 '30년 지기'는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실종자 친구(어젯밤) : (차라리)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있기를 바라고 있거든요. 저 안(공장)에서 나오면 내 스스로도 감당하기가.]

공장 전체를 삼켜버린 불길은 겨우 막아 세웠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을 큰 상처가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이연준, 화면제공 : 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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