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선박들이 줄지어 서 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한 군사 작전 강화에 들어갔습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경제적 파장이 커지자 아파치 공격 헬기 등을 동원해 해상항로를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자산을 직접 제거하는 작전에 들어간 것입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댄 케인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 저공비행 공격기 A-10과 아파치 공격헬기를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케인 의장은 "A-10이 호르무즈 해협의 고속 공격정을 표적으로 삼아 작전을 수행 중이며 아파치 헬기도 전투에 합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동맹국이 아파치 헬기를 이용한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출량의 20%가 지나가는 해상 흐름의 요충지입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이 길목에 기뢰를 부설하고 자폭 수상 보트나 드론 등을 동원해 선박 흐름을 사실상 봉쇄하고 나섰습니다.
유조선 통행이 막히자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주식 시장도 출렁이면서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압박해가면서까지 추진해왔던 금리인하도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상황이 이렇게 치닫자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을 호위할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고 어떻게든 해협의 흐름을 돌려놓기 위해 아파치 헬기 등을 투입한 것입니다.
상공에서 이란의 기뢰와 드론 등을 제거해 위협을 일정 부분 완화한다면 군함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호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WSJ은 이란의 복잡한 군자산을 미국이 완전히 정리하는 데는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파르진 나디미는 미국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여전히 방대한 양의 기뢰와 순항미사일, 수백 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해협에서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며, 그때가 되더라도 이란의 군자산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군분석센터(CNA)의 이란 전문가 마이클 코넬도 호르무즈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은 폭이 30여㎞에 불과하다며 선박들이 통행을 재개할 만큼 위협을 낮추는 것이 "가능은 하지만 시간이 걸리며 아마도 100% 위협을 제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습니다.
위협을 어느 정도 제거해 선박 통행을 재개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더라도 여전히 공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WSJ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일부 국가의 선박 통행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무기화'하고 나서면서 해협의 흐름을 되돌려 놓는 일이 시급한 문제가 됐다고도 짚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배력을 활용해 외교적 고립을 완화하고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필요한 국가들과 거래를 맺어나가는 상황을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비치 연구원은 "이런 시도는 실질적으로 상호의존관계를 조성해 걸프 지역의 에너지를 확보해야만 하는 국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이란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며 한번 이런 식의 역학관계가 조성되고 나면 전쟁이 끝나더라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