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스라엘이 공개적으로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에 맞선 봉기를 촉구하면서도 물밑에서는 시위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상황 평가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해 17일(현지 시간) 보도한 미 국무부 외교 전문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은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다시 발생할 경우 "국민들이 학살당할 것"이라고 미국 당국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그럼에도 이란 내 민중 봉기가 일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미국 측에 밝혔습니다.
또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시위대를 지원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주예루살렘 미국대사관에서 나온 이 전문은 지난 10∼11일 미국 당국자들과 이스라엘 국방·외교 고위급 관계자들 간에 이뤄진 회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란 정권이 "무너지지 않고" 있으며 "끝까지 싸울" 의지가 있다는 이스라엘 측의 평가도 담겼습니다.
올해 초 이란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당시 이란 정권은 시위자 최소 수천 명을 살해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이란 군사작전 첫날 "테러 정권에 강력한 타격을 가하고 용감한 이란 국민이 이 살인적인 정권의 멍에를 벗어던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최근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중동 전문가인 나르게스 바조글리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해당 전문에 드러난 메시지가 이스라엘이 이란 국민들의 생명을 무심하게 대하고 착취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큰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주워싱턴 이스라엘대사관은 이스라엘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이란 정권의 군사적 능력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란 국민들은 지난 1월을 포함해 수차례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전 초기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을 장악하라"고 촉구했으나, 최근에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설 경우 살해될 위험이 있다고 말하는 등 보다 신중한 발언을 내놓으며 이스라엘과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