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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당장 끌어다 써라"…'학자금 빚투'에 빠진 대학생들

한지연 기자

입력 : 2026.03.18 09:17|수정 : 2026.03.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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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요즘 대학생들도 빚투를 많이 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 1%대 초저금리 학자금 대출을 일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투자자금으로 활용하는 분위기입니다.

대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학자금 생활비 대출 금리는 연 1.7%입니다.

요즘 금융권에서 신용대출 금리가 보통 연 4%에서 6%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금리입니다.

그래서 일부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금리면 투자로 버는 돈이 이자보다 더 클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심지어 "굳이 주식이나 코인 투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예금에만 넣어도 이익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옵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데요.

연 1.7% 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투자에 활용하는 게 어떻겠냐는 글에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당장 해라", "1.7%짜리 대출은 그냥 끌어 쓰는 거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이 아니라 손실이 났을 때입니다.

대출로 투자하는 건 투자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빚 부담이 그대로 남는 구조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학자금 대출을 다른 데로 돌려 써도 문제가 없나요?

<기자>

학자금 대출은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나누는데요.

생활비 대출은 학생 계좌로 바로 지급이 되기 때문에 사용처 확인이 어렵습니다.

등록금 대출 같은 경우는 대출금이 학생에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대학으로 바로 지급됩니다.

그래서 등록금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생활비 대출은 다르죠.

주거비, 식비, 교통비 같은 학생들의 기본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한 번에 큰 금액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학기당 최대 200만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문제는 이 돈이 학생 계좌로 현금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에 생활비로 쓰였는지 투자에 들어갔는지 사실상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생활비 대출 규모도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생활비 대출 공급 규모는 2021년 5천억 원대에서 2025년 8천억 원대로 증가했습니다.

대출을 이용하는 학생도 약 26만 명에서 29만 명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대출이 늘면서 연체 규모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생활비 대출 연체 금액은 2021년 192억 원에서 2025년 387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연체 인원도 4천 명대에서 8천 명대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학업 지원을 위해 만든 제도가 일부에서는 투자 자금처럼 활용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게 큰돈은 아니지만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출을 활용한 투자는 수익보다 손실이 더 확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투자이기 때문에 위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지렛대죠. 레버리지 투자는 자기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대출이나 신용을 이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입니다.

수익이 나면 이익이 더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나면 빚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금융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대출을 활용한 투자를 하게 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20대는 상대적으로 위험 선호 성향이 높고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기대했던 수익보다 손실이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투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출을 활용한 투자는 시장 상황이 흔들릴 경우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투자는 대출이 아니라 여유 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결국 연 1.7%라는 낮은 금리만 보고 학자금 대출을 투자 자금처럼 활용하는 건 빚을 이용한 고위험 투자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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