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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곳은 조선 경복궁의 심장부, 근정전입니다. 소년 왕 단종이 12살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 '비운의 왕'을 소재로 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관객 수가 개봉 한 달 남짓 만에 1천만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2019년 한 해에만 무려 5편이나 나왔던 천만 영화는 코로나19라는 벽에 부딪혀 2년간 자취를 감췄습니다. 2022년 '범죄도시2', '아바타:물의 길', 2023년 '서울의 봄', '범죄도시3', 2024년 '파묘', '범죄도시4'까지. 이렇게 해마다 천만 영화가 2편씩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또다시 그 명맥이 끊겼습니다. 이런 천만 영화의 기근 속에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 1천만을 돌파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영화의 흥행 배경을 이주형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사라졌던 천만 영화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2024년 '범죄도시4' 이후 거의 2년 만입니다.
코로나 유행과 OTT로 바뀐 관람 습관 때문에 이제 천만 영화는 나오기 힘들 거라는 관측을 깬 겁니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4주 차 주말에만 175만 명이 관람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입소문의 힘이 컸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감정의 폭발이 흥행의 큰 동력으로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장항준/감독 : 왕위를 빼앗긴 어린 왕, 그리고 마지막까지 왕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 소중한 충절, 마음, 우정 이런 것들에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전반부는 코미디, 후반부는 눈물, 이런 패턴은 한국 상업 영화에서 자주 반복돼 온 흥행 공식입니다.
이 공식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파'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왕사남'은 베테랑 유해진 배우와 비운의 단종 역에 어울리는 눈빛의 아이돌 출신 배우 박지훈의 설득력 있는 연기로 이를 비껴갔습니다.
[윤성은/영화평론가 : 미학적으로 완성도가 있고 엄청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정서를 건드리잖아요. 상업 영화에서는 모호한 영화 거의 안 좋아합니다. 웃음을 유발해 아니면 너무 슬퍼서 눈물을 유발해, 이런 것들을 원하죠, 사람들은.]
설 연휴에 가족이 함께 보기 부담 없는 영화였다는 점도 흥행 요인입니다.
실제로 예매 관객을 보면 20대부터 40대까지 골고루 분포합니다.
'휴민트'와 경쟁한 '왕사남'의 깜짝 흥행은 대중이 여전히 극장에 갈 의사가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중이 극장까지 가서 찾는 영화는 슬픔이든 웃음이든 감정을 바로 터트리고 해소할 수 있는, 고르고 고른 1편의 영화일 뿐이라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흥행이 잘되기 때문에 흥행이 잘되는 '쏠림 현상' 또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영화계가 '왕사남', 그 이후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PD : 김도균·한승호, XR : 이준호·최재영, 영상취재 : 최대웅·강시우,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서승현, VJ : 오세관, 영상제공 : 쇼박스·CJ ENM·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