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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태아 살인' 병원장·의사 살인죄 실형…산모는 집유

김지욱 기자

입력 : 2026.03.05 10:18|수정 : 2026.03.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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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원이 36주 차 태아를 출산시킨 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과 집도의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산모의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지만, 집행유예형이 내려졌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중앙지법은 36주 차 태아를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시킨 뒤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과 집도의에게 각각 징역 6년과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모든 인간은 헌법상 주체로, 모체에서 갓 태어난 태아에 대한 생명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산모가 "시체 처리에 동의하고 사산 과정에 관심을 갖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산모가 살인을 인식했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도 인정했습니다.

산모는 살인이 아닌 낙태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점에서 배출돼 살아 있는 사람이 된 이상 살인죄가 인정된다"며 산모 역시 살인죄 공범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산모가 임신 초기에 전문가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는 등 국가가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면 결과는 충분히 달랐을 것"이라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심리한 이진관 재판장은 산모를 향해 "처벌해도 마땅하지만,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구조적 법적인 보호 장치가 아직 부족하다고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는 법원 판결에 반발했습니다.

[나영/임신중지 권리보장 활동가 : 절박한 상황에 처한 여성을 살인죄로 수사를 의뢰하고 고발한 정부의 책임입니다.]

산모 측은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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