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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넣었던 돈 돌려달라"…위기의 '쉐도우 뱅킹'

한지연 기자

입력 : 2026.03.05 08:59|수정 : 2026.03.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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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5일)은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오늘은 해외 사모대출 펀드 얘기인데요.

해외 사모대출 펀드에 국내 투자금이 약 17조 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사모 신용 시장이 불안 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숫자부터 보면, 국내 주요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해외 사모대출 펀드 규모는 2023년 말 11조 8천억 원에서 지난해 말 17조 원 수준까지 빠르게 늘었습니다.

특히 개인 투자 잔액도 1천억 원대에서 4천억 원대로 3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사모대출 펀드'가 뭐냐, 쉽게 말해 은행이 아닌 펀드가 투자자 돈을 모아서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인데요.

은행처럼 엄격한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이라 흔히 '그림자 금융', 즉 쉐도우 뱅킹이라고도 불립니다.

그런데 최근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모 신용 펀드가 돈을 빌려준 기업 중에는 IT나 스타트업 같은 성장 기업이나 중견기업 대출 비중이 많은데 경기 둔화와 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거죠.

실제로 미국 사모 신용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펀드에 넣은 돈을 돌려달라"는 환매 요청이 크게 늘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스톤의 사모 신용 펀드에서는 올해 1분기 전체 자산의 7.9%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원래 분기 환매 한도가 5% 정도였는데 이를 넘어선 겁니다.

사모 신용 시장 규모는 현재 약 1조 8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천조 원이 넘는데요.

월가에서는 전쟁보다 오히려 이 시장의 부실 가능성을 더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금융당국도 한국 투자자 돈이 들어간 만큼 판매와 리스크 관리 상황을 미리 점검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당장 무슨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군요.

<기자>

현 핵심은 유동성 미스매치라는 구조 때문인데요.

대출 후에 이 회수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데 돈이 묶이는 기간과 환매 시점이 불일치해서 생기는 겁니다.

사모 신용 펀드는 투자자 돈을 모아 기업에 몇 년짜리 대출을 해줍니다.

그러면 그 돈은 5년씩, 7년씩 이렇게 장기로 기업 대출로 묶이게 됩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중간에 돈을 빼갈 수 있습니다.

만약 투자자들이 동시에 환매를 요청한다면, 펀드는 당장 돌려줄 현금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펀드가 환매를 중단하기도 합니다.

은행에 빗대서 설명하면요.

예금을 받아 장기 대출을 해준 은행에서 예금 인출이 몰리면 뱅크런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 금융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구조적 위험이 점검 대상이 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또 요새 소위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릴 만한 시기인데 금값은 오르락내리락하더라고요.

<기자>

금값이 좀 떨어지는 상황인데요.

보통 전쟁이나 금융시장 불안이 올라가면 보통 안전자산인 금값이 올라가는데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금값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국내 금 가격은 어제 장중 한때 그램당 24만 원 초반까지 떨어졌고 국제 금 선물 가격도 하루 사이 3% 넘게 급락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면 보통 금으로 자금이 몰리는데, 이번에는 달러로 돈이 더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전쟁과 신용시장 불안 속에 현금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금 가격이 오히려 흔들린 겁니다.

또 하나 이유는 국채 금리 상승입니다.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그러면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채권을 팔면서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반면, 금은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라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지금 금융시장에서는 전쟁과 신용시장 불안 속에서 돈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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