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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에서 진행 중인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작업 과정에서 멸종위기 식물 자생지가 크게 훼손됐습니다. 행정이 해당 위치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보호 관리 체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수풀로 우거진 한 임야 지역입니다.
산책로 옆으로 커다란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곳곳에서 나무들이 잘린 채 방치됐고, 바닥에는 중장비가 드나들었던 흔적이 확인됩니다.
지난해 12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를 한다며 중장비 투입을 위해 수백 미터 길이의 작업로를 확장한 겁니다.
문제는 이곳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제주고사리삼의 자생지가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1천 개체가 넘게 자라던 대규모 자생지가 중장비에 밟히고, 주변 나무들이 잘리면서 생육 환경이 크게 나빠졌습니다.
인근에서는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새우난초들도 같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윤지의/(사)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 : 내년에는 거기서 제주고사리삼이 다시 자랄 수 있을지, 없을지 담보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재선충병 작업을 하면서 멸종위기종의 멸종을 더 가속화 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로에서 재선충병 방제 물량은 달랑 고사목 3그루.
3그루를 자르기 위해 제주고사리삼과 새우난초 서식지 훼손뿐만 아니라, 10그루가 넘는 크고 작은 나무들도 함께 잘려 나간 겁니다.
숲속 깊숙한 곳에서 이뤄지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과정에서 멸종이나 희귀식물 훼손 사례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제주시가 지난해 9월 이 자생지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곶자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설계 과정에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 중장비로 설계가 돼 있었는데요. 작업을 중단시켰고요. 올해는 작업이 안 들어간 상태인데, 곶자왈 지역이 아닌 구역도 저희가 파악해서.]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되는 13차 방제에 제주에서는 소나무 고사목 7만 5천여 그루가 제거됩니다.
10년 전 만들어진 방제 매뉴얼에는 실시 설계 고려 지역에 곶자왈과 오름만 명시돼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서식지 등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세밀한 전략이 요구됩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JIBS)
JIBS 김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