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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제유가 급등에 '반사이익'…유럽 가스값 폭등

박재현 기자

입력 : 2026.03.02 19:48|수정 : 2026.03.02 19:48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중동산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중국과 인도 등 우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더 늘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공습 이후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기준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보다 약 8% 오른 배럴당 72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한때 130달러를 넘었습니다.

같은 해 8월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 꾸준히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지정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경제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난달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유가가 곧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러시아 국영TV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이란 공습이) 우리 예산에 커다란 이득"이라며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이란 유전을 공격한다면 우리가 남은 소수의 석유 생산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장에서는 ▲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 중동 석유시설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이스라엘과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한 일시적 선박 운항 제한을 제외하고는 전면 봉쇄를 선언한 적은 없습니다.

전쟁자금의 상당 부분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는 유가상한제 등 각종 제재로 유럽을 비롯한 서방 판로가 막히자 인도와 중국 등에 할인가로 원유를 팔고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러시아 원유 수출량의 34%를 인도가, 26%를 중국이 수입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1월 미국 정부의 베네수엘라 군사개입으로 원유 수출에 호재를 맞았습니다.

미국이 현지 석유시설 장악을 시도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고객인 중국이 러시아 원유 수입을 더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산 원유에도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 원유 수입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AP통신은 하루 160만 배럴인 이란 원유 수출의 대부분을 사가는 중국이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 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더 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거의 끊은 유럽은 다시 에너지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TTF거래소에서 천연가스 4월물은 2일 한때 26% 넘게 뛰며 ㎿h(메가와트시)당 40유로를 돌파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도 전 세계 물동량의 약 20%를 담당합니다.

유럽은 그동안 러시아산 대신 미국과 카타르산 천연가스 수입을 늘려 왔습니다.

스웨덴 은행 SEB의 원자재 분석가 올레 발뷔에는 "유럽 LNG 수입의 8∼10%가 호르무즈 해협 물량과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중동산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산 LNG 확보에 나서 유럽 가스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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