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이란 사태’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정부가 실물경제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비축유 방출 태세를 점검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산업통상부는 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업종별 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는 전날 저녁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점검에 이은 후속 회의입니다.
외교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에너지경제연구원 및 주요 경제단체 등이 총출동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한 상황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함께 비축 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수급 위기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 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악화할 경우 산업부는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여수, 거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된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석유공사 또한 김정관 장관 지시에 따라 해외 생산 물량 도입과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상 조치 사항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해상 물류의 경우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이미 주요 컨테이너 화물 선사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어 현재까지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3%로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태 장기화시 유가와 물류비 상승이 우리 수출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부는 해수부, 코트라, 무역협회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함께 수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수출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물류 경색이 본격화할 경우 임시선박 투입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브롬,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 등 일부 화학제품에 대해 국내 생산 확대와 대체 수급처 확보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기후부의 점검 결과, 현재까지 전력 수급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한국전력과 발전 공기업들은 유가 급등,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산업부·기후부와 긴밀한 소통 체계를 유지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상무관들도 화상으로 참여해 주재국 동향, 현지 기업의 애로사항과 잠재 리스크 요인 등을 공유했습니다.
산업부는 사태 발생 당일인 전날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소관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유가 변동이 국내 휘발유, 가스 요금 등 민생 물가에 과도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